17일 교원단체 토론회…보수 성향 교총은 참여 거부
'인헌고 사건'에 놀란 서울교육청, 사회현안교육 원칙 마련 착수
정치편향 교육 논란을 일으킨 '인헌고등학교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에서 사회현안을 가르칠 때 지킬 원칙 수립에 착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한 '서울교원 원탁토론회'를 연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좋은교사운동, 서울교사노조, 서울실천교사모임 등 교원단체들이 주관한다.

진행은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맡는다.

교육계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단체들이 주축이 된 것이다.

교육청은 보수 성향인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에도 토론회 참여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서울교총은 사회현안을 가르칠 때 교사의 정치적 성향이 필연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어 시기상조인 데다가 다른 토론회 참여단체가 전부 진보 성향이어서 제대로 된 토론이 어렵다고 판단해 동참하지 않았다.

토론회는 사회현안 교육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하는 전문가의 발표를 토대로 참가자들이 토론을 벌인 뒤 모바일투표로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이 합의한 사회현안 교육 원칙은 공동선언 형태로 발표된다.

교육청은 토론회에서 마련된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내년 총선을 앞두고 40개 학교에서 진행할 '모의선거 프로젝트 수업'에 적용할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마련하는 출발선이 될 것"이라면서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중 공론화를 벌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 관악구 인헌고 일부 학생이 교사로부터 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행동을 강요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됐다.

이후 교육청은 현장 조사를 벌인 뒤 학생들이 문제라고 지적한 교사의 발언이 학생들이 보기에 일부 부적절했을 수 있으나 징계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은 "사회현안 교육 시 지도 방법이나 정치적 중립성의 범위와 한계 등이 명확히 제시된 적 없다"면서 교육청도 책임이 있는 만큼 교원단체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수립하겠다고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