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법상 임용 가능한데 한예종 자의적 해고"
비정규교수노조 "김정희씨 죽음 내몬 것은 강사법 아닌 한예종"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전통예술원 전 겸임교수인 김정희(58) 씨 사망 사건에 대해 16일 성명을 내고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강사법이 아니라 한예종"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숨진 김씨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2-1호인 동해안별신굿 악사이자 전수교육조교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1998년부터 한예종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김씨 유족은 한예종 측이 올해 8월 강사법이 시행됐다는 이유로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강사를 다시 뽑겠다'며 김씨를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한교조는 "한예종이 마치 강사법 때문에 고인을 해고한 것처럼 말했다"면서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강사법이 아니라 대학"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정규 교수의 '파리 목숨'을 시정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강사법"이라면서 "강사법에는 겸임·초빙교수의 자격 조건도 담겼고, 개정 법령에 따르면 고인은 한예종에서 강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짚었다.

고등교육법은 한예종 같은 '각종학교'는 학위가 없는 전문가도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개정 고등교육법은 특정 분야에서 전문 경력을 가진 사람이면 학위가 없어도 겸임·초빙교수로 임용될 수 있도록 했다.

한교조는 "한예종 강사 임용 규정도 고인을 계속 고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규정돼 있었다"면서 "그런데도 한예종은 자의적인 필요에 따라 고인을 해고했으며, 고인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부는 당장 모든 비전임 교수에게 법적인 교원 지위를 부여해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예종은 "학교 측이 김씨에게 '석사 학위가 없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김씨가 강사 공모에 지원을 했어야 했다"면서 "올해 6월 첫 공채 때는 전문대졸 이상의 학위를 요구했지만, 8월 추가 채용부터는 학력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