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관 앞 8시간 불법 점거시위
황교안 "여러분 분노가 영향줄 것"
문희상 "특정 세력이 국회 유린"
집회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미경 한국당 최고위원이 “500조원 이상의 우리 세금을 날치기한 자가 누구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문희상”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목소리로 “문희상 국회의장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여러분의 분노가 국회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애국 시민 여러분을 보니 우리가 이겼다. 이 정부의 굴복을 받아낼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본관 출입문을 통해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사무처는 이날 낮 12시부터 ‘출입 제한 조치’를 내리고 본관 및 국회 외곽 출입구를 전면 봉쇄했다. 이에 집회 참가자들은 본관 정문과 후문 등지에 진을 치고 앉아 호루라기 등을 불며 함성을 질렀다. 경찰은 본관을 비롯한 국회 주변에 경찰과 버스를 배치했다. 그 결과 일대 교통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경찰의 잇단 해산 요구에도 집회를 이어가던 200여 명은 8시간 만인 오후 7시 넘어 황 대표가 직접 본관 앞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갑시다”라고 말하자 해산했다.
시간이 갈수록 시위가 격해지자 이를 두고 한국당과 국회사무처 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상적으로 집회가 진행됐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문 의장이 국회를 봉쇄하면서 오히려 일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특정 세력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여야 정치인 모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