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6천300만원 비자금 만들고 6억1천500만원 뒷돈 받은 혐의
조현범, 관계사 사장 교체해가며 다달이 비자금 조성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47·구속기소)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회삿돈을 더이상 빼돌리기 어렵다"는 관계회사 사장을 교체해가면서 10년간 2억6천30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조 대표의 공소장에 따르면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있던 2008년 5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자신과 가족이 지분을 100% 보유한 시설관리용역업체 S사 법인자금을 매달 수백만원씩 빼돌렸다.

조 대표는 한국타이어 총무팀장에게 "매달 부외자금을 만들라"고 지시한 뒤 S사가 비용을 지출한 것처럼 꾸며 2013년 2월까지 매달 300만원씩 1억7천700만원을 차명계좌로 챙겼다.

2013년 3월 당시 S사 대표는 "더 이상 부외자금 조성이 어렵다"는 취지로 보고한 뒤 같은해 연말 교체됐다.

조 대표는 대주주 일가 심부름을 도맡아 하다가 퇴직한 전직 경리부 차장을 이듬해 1월 S사 대표이사로 임명한 뒤 2017년 11월까지 매달 200만원씩 8천600만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

이번에는 S사 대표이사 급여를 부풀리고 차액을 챙기는 방법을 썼다.

조 대표는 타이어를 원활하게 분리하는 윤활유의 일종인 '이형제' 수입업체로부터 2008년 4월부터 작년 6월까지 납품 대가로 6억1천5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업체는 2007년부터 한국타이어가 구매처를 이원화해 공급물량이 줄어들자 조 대표의 요구에 따라 매달 500만원씩 송금했다.

조 대표는 관계회사와 납품업체로부터 챙긴 돈을 유흥업소 종업원 부친 명의 차명계좌 등으로 입금받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 9일 조 대표를 배임수재·업무상횡령과 금융실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조 대표의 형인 조현식(49)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도 업무상횡령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