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농정' 격려…"국산소재 활용해 중동에 무궁무진하게 수출할 수 있을 것"
농민단체들 "힘들어 죽을지경", "공무원들 변화하려 하지 않을 것"
文대통령 "축구장 몇배 '쿨링하우스' 만들수 있다 UAE에 큰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북 완주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을 방문, 여름철 고온을 견뎌내기 위한 스마트 온실 시스템인 '쿨링하우스'를 체험했다.

이번 방문은 '스마트 농정'으로의 혁신 및 기술력을 앞세운 해외시장 개척 등 농업계의 신성장동력 창출 노력을 독려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이 찾은 '쿨링하우스'는 지난해 한·UAE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개발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온실이다.

사막지역에서 성능을 발휘하도록 물과 안개를 동시에 공급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거나 알루미늄 커튼으로 햇빛 온도를 조정하는 등의 첨단 기술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농진청은 조만간 이를 UAE 현지에서 시범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해 3월 한·UAE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농업기술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UAE 측은 사막에서 벼 재배를 원하고 있는데 저희가 11월에 벼를 뿌리고 왔다.

내년 4월 수확이 예상되는데 결과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기술이 부족해서인가"라고 묻자 김 청장은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막지대의 강풍을 견딜 내구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국내산 소재를 사용한 (쿨링하우스로) 중동에 무궁무진하게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그러면서 "내가 (UAE) 왕세제에게 축구장 몇 배도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라며 웃었다.

그러자 김 청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답했고, 이 기술을 개발한 김종화 무등농원 대표는 "대통령님 얼마든지 큰소리치셔도 된다.

세계 최고의 기술로 큰 규모의 시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딸기를 재배하는 쿨링하우스에서는 직접 딸기를 수확했고, 작업 도중 "앞으로는 로봇이 딸기를 따게끔 하자"고 웃으며 언급하기도 했다.

딸기 맛을 본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국 딸기를 칭찬했다는 언급을 하면서 "아세안 지역까지 수출하려면 딸기가 좀 단단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런 시설이 민간에 얼마나 보급돼 있나"라고 질문했고, '아직 보급되지 않았다'는 답을 듣자 "언제부터 스마트 농업이 보급될 수 있나"라고 재차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의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나"라며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쿨링하우스 방문에 앞서서는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열린 '농정 틀 전환을 위한 2019 타운홀미팅 보고대회'에 참석, 농어업인들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보고대회에는 현장 농어업인과 농어업단체 관계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속가능한 농정 가치를 실현하면서 혁신·성장 혜택이 고루 돌아가도록 농정 틀을 과감히 전환하겠다"며 "더 신명나고 더 스마트한 농어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김성만 경상남도 농어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농민들 가운데 '우리는 선진국 농민이다'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지난 30년의 농업정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정을 전환하겠다는 대통령의 뜻은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그동안 농정을 파탄 낸 사람들은 변화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들도 변화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꼭 변화를 만들어달라"라고 당부했다.

조광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라남도연합회 사업부회장도 "농사를 열심히 쥐어도 손에 쥐는 것이 없다.

먹고살기 힘들어 죽을 지경"이라며 "유통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땀 흘려도 돈을 못 버는 데 (누군가는)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를 바로잡아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