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자 "미국 사회 이해하려면 김여정 미국에 보내야"
中전문가 "北, 美대선에 별 영향 안돼…김정은 오판 가능성"
북한이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시도가 실수일 수 있다는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학교 교수는 1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주최 국제학술회의 '2019-2020년 한반도·동북아 정세 평가와 전망'에 참석해 "북한은 지금 북핵 문제가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최근 북미 간 긴장은 내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주려고 복선을 까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인의 관심은 북핵이 아니다.

국내 문제가 최우선이다.

북핵문제가 큰 요소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북핵위기 증폭으로 미국인의 북한에 대한 혐오감과 피로감이 증폭돼 더 강한 군사적 옵션을 이용한다면 오히려 표를 더 얻을 수 있다"며 현재 상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양날의 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제재 일변도인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북핵협상이 실패하더라도 북한은 국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결정적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제가 한 달 전 평양에 가서 4박 5일 있었다.

초유의 제재국면이지만 2년 전 방문했을 때보다 경제는 더 좋아져 있었다.

제가 본 북한은 '부글부글 끓는 북한'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북한에는 시장경제가 엄청나게 확장됐다.

제재를 풀어준다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사람들이 시장과 돈에 더 충성하게 된다면 수령유일지배체제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과연 경제개발로 나라가 들끓을 때 북한 내에서 핵무기가 그리 중요하겠느냐. 우리는 이미 변화하고 있는 북한에 더욱 변화의 동력을 부어줘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같은 평화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中전문가 "北, 美대선에 별 영향 안돼…김정은 오판 가능성"
북한이 실제로는 비핵화를 할 의지가 없으므로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유명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 8월 발표한 논문을 인용하며 "북한은 핵무기 30∼60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 핵무기는 파괴력도 2배 이상 증가했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이 서울에서 17만명의 사상자를 낼 수준이었다면,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의 위력은 서울에서 318만명 이상을 죽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는 "김정은 신년사를 보면 북한은 여전히 북한 주도 통일을 원한다.

이를 위해 100∼200개까지도 핵무기를 더 가지려고 할 것"이라며 "따라서 비핵화는 정말 힘들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해법으로는 대화와 설득을 제시했다.

베넷 연구원은 "김정은은 미국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회담에서 트럼프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합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따라서 김정은은 미국 민주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김정은에게 할 수 있는 게 바로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라고 했다.

그는 "김여정이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초청으로 미국 대학과 병원, 기업, 한국단체, 미국 배우 소유의 고급주택을 방문하는 게 '채찍과 당근' 중 당근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中전문가 "北, 美대선에 별 영향 안돼…김정은 오판 가능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