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쓰레기 쌓인 폐 철길이 공원으로…포항 철길숲 인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포항역 이전으로 방치 도심 관통 철길…시민 뜻 모아 숲 조성
산책·운동 시민 넘쳐…꽃, 조형물, 불의 정원 등 볼거리 가득
"시가 돈 들여서 한 사업 중에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
경북 포항 철길숲에서 6일 오전 만난 시민 김재수(65)씨는 날마다 철길숲에서 산책하는 재미로 산다고 말했다.
철길숲에는 김씨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산책했고,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포항 철길숲은 말 그대로 철길을 활용해 숲을 조성한 곳이다.
2015년 4월 도심에 있던 동해남부선 포항역이 KTX 신설과 함께 외곽지인 북구 흥해읍 이인리로 이전했다.
자연스럽게 포항 효자역에서 옛 포항역까지 이어진 철길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선으로 변했다.
흉물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주민은 철로 부지에 무단으로 밭을 일궜고 쓰레기를 버렸다.
밤에는 제대로 된 조명이 없다가 보니 청소년 탈선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해결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포항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버려진 철로를 도시숲으로 만들기로 했다.
도로나 주차장으로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산업도시 포항을 녹색도시로 바꾸자는데 많은 시민이 공감했다.
폐철길을 모두 사들여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때마침 철길 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철도유휴부지 활용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시는 2015년 12월 철도시설공단에 철길숲 조성안을 제안해 철도부지를 사지 않고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땅을 사지 않고 아낀 돈만 200억원에 이른다.
시는 철길숲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2017년 7월 기존 도시녹지과를 그린웨이추진단과 산림과로 분리한 뒤 그린웨이추진단이 철길숲 조성을 전담하도록 했다.
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58억원을 들여 효자역부터 용흥동 옛 포항역까지 4.3㎞ 구간, 12만㎡ 면적 철길을 정비했다.
이곳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나무와 꽃, 조형물을 배치했으며 화장실과 음악분수 등을 설치했다.
그러면서도 철길과 신호동, 건널목 등 기존 철길 형태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했다.
올해 5월 정식으로 개장한 철길숲은 말 그대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녹지축이 생기다가 보니 접근성이 좋아 유동인구 증가로 자발적 도시재생이 일어나고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무더운 여름밤에는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산책하러 나온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음악분수는 여름에 물놀이하러 나온 포항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였다.
우연한 과정으로 조성된 '불의 정원'도 인상적이다.
2017년 3월 8일 철길숲을 만들던 공사업체가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지하수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에 불이 붙었다.
금방 꺼질 것이란 예측과 달리 계속 타오르자 시는 발상을 전환해 현장 주변을 아예 공원으로 만들었다.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 현장을 보존하고 주변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천연가스 분출 과정을 담은 안내판도 설치해 '불의 정원'을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걷기대회가 열리고 음악공연이나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 대잠사거리 고가도로 아래 철길숲에는 에어로빅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최근에는 시민DJ 20명이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돌아가면서 철길숲 이용시민을 상대로 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철길숲이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 국토교통부 등이 주관한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경관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또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가 주관한 균형발전사업평가에서 '시민 사람의 질 향상' 분야 최우수상, 산림청이 주관한 녹색도시우수사례 평가에서 도시숲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길숲 조성 이후 기존 철로변 불량주거지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 출퇴근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녹색생태도시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산책·운동 시민 넘쳐…꽃, 조형물, 불의 정원 등 볼거리 가득
"시가 돈 들여서 한 사업 중에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
경북 포항 철길숲에서 6일 오전 만난 시민 김재수(65)씨는 날마다 철길숲에서 산책하는 재미로 산다고 말했다.
철길숲에는 김씨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산책했고, 달리기를 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포항 철길숲은 말 그대로 철길을 활용해 숲을 조성한 곳이다.
2015년 4월 도심에 있던 동해남부선 포항역이 KTX 신설과 함께 외곽지인 북구 흥해읍 이인리로 이전했다.
자연스럽게 포항 효자역에서 옛 포항역까지 이어진 철길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폐선으로 변했다.
흉물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주민은 철로 부지에 무단으로 밭을 일궜고 쓰레기를 버렸다.
밤에는 제대로 된 조명이 없다가 보니 청소년 탈선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해결방안을 놓고 고민하던 포항시는 시민 의견을 수렴해 버려진 철로를 도시숲으로 만들기로 했다.
도로나 주차장으로 쓰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산업도시 포항을 녹색도시로 바꾸자는데 많은 시민이 공감했다.
폐철길을 모두 사들여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때마침 철길 소유주인 한국철도시설공단도 철도유휴부지 활용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시는 2015년 12월 철도시설공단에 철길숲 조성안을 제안해 철도부지를 사지 않고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땅을 사지 않고 아낀 돈만 200억원에 이른다.
시는 철길숲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2017년 7월 기존 도시녹지과를 그린웨이추진단과 산림과로 분리한 뒤 그린웨이추진단이 철길숲 조성을 전담하도록 했다.
시는 2015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58억원을 들여 효자역부터 용흥동 옛 포항역까지 4.3㎞ 구간, 12만㎡ 면적 철길을 정비했다.
이곳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나무와 꽃, 조형물을 배치했으며 화장실과 음악분수 등을 설치했다.
그러면서도 철길과 신호동, 건널목 등 기존 철길 형태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했다.
올해 5월 정식으로 개장한 철길숲은 말 그대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도심을 관통하는 녹지축이 생기다가 보니 접근성이 좋아 유동인구 증가로 자발적 도시재생이 일어나고 있다.
나들이하기 좋은 봄부터 가을까지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무더운 여름밤에는 열대야를 이기기 위해 산책하러 나온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음악분수는 여름에 물놀이하러 나온 포항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였다.
우연한 과정으로 조성된 '불의 정원'도 인상적이다.
2017년 3월 8일 철길숲을 만들던 공사업체가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지하수 관정을 파던 중 땅속에서 나온 천연가스에 불이 붙었다.
금방 꺼질 것이란 예측과 달리 계속 타오르자 시는 발상을 전환해 현장 주변을 아예 공원으로 만들었다.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 현장을 보존하고 주변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천연가스 분출 과정을 담은 안내판도 설치해 '불의 정원'을 완성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걷기대회가 열리고 음악공연이나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8시 대잠사거리 고가도로 아래 철길숲에는 에어로빅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최근에는 시민DJ 20명이 매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돌아가면서 철길숲 이용시민을 상대로 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철길숲이 좋은 반응을 얻자 올해 국토교통부 등이 주관한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경관분야 우수상을 받았다.
또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가 주관한 균형발전사업평가에서 '시민 사람의 질 향상' 분야 최우수상, 산림청이 주관한 녹색도시우수사례 평가에서 도시숲 부문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길숲 조성 이후 기존 철로변 불량주거지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 출퇴근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녹색생태도시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