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만큼 더 잘하고 싶은 욕심 있어"
"브릿팝 스타일의 곡, 거친 보컬 절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될 것"
김용진은 2005년 인기 드라마였던 '봄날' OST를 부르며 대중에 익숙한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이후 2007년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으나 가수로서의 자신을 각인시키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시작된 10년이 넘는 무명의 길. 그럼에도 김용진은 그 길 위에서 꾸준히 노래를 해 왔다.
"음악을 하는 중에는 실용음악과 아이들을 주로 가르쳤다"고 말문을 연 그는 "음악 자체에 관심이 없다가 21세 때부터 노래에 빠져들게 됐다. 원래 생각이 많은 스타일인데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모든 스트레스가 풀리고 다른 생각이 안 들더라. 살면서 본인에게 맞는 걸 찾는다는 게 흔치 않은 경우지 않냐. 우연히 시작했는데 정말 무아지경으로 빠져들었다. 하루에 8~9시간씩 노래만 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나 '음악' 하나만 믿고 정진해 온 그를 괴롭히는 게 등장했다. 바로 현실의 벽이었다. 김용진은 "또래들의 사회 생활은 점점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되고 교과서나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대로 살아가는데 나만 외지인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재작년에 '다 그만두고 이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때 만난 게 KBS2 '불후의 명곡'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김용진은 마음껏 노래했고, 진정성 있는 보컬로 많은 이들을 감동케 하는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불후의 명곡'의 스타로 새로운 '봄날'을 맞게 된 김용진은 최근 새로운 회사에 둥지를 틀고 가수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에 서게 됐다. 그는 지난 7일 새 디지털 싱글 '이별의 한 가지 장점'을 발표했다. 김용진은 "이번 앨범은 제대로 된 골격을 갖춘 회사에서 내는 첫 번째 신곡이다. 오랜만에 내는 싱글이기도 하고, 또 '불후의 명곡' 이후 생긴 팬분들의 기다림 끝에 나오는 노래라 더욱 신경이 쓰였다. 디지털 싱글인데 정규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자부했다. '이별의 한 가지 장점'은 이별 후 소중함을 알게 된 후회를 담아낸 곡이다. 거칠고 애절했던 기존 김용진의 보컬색과는 사뭇 다른 '절제'가 베어 들어 쓸쓸한 분위기를 한층 배가한다. 김용진은 "앞서 절절한 발라드를 많이 불렀다면 이번에는 음악적 색채를 입힌 브릿팝 스타일의 곡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거칠었던 보컬적 요소를 최대한 절제해 곡 느낌에 맞춰 부르려고 했다. 예전에는 나한테 맞춘 노래를 많이 불렀다면 이번에는 곡 느낌에 맞춰서 곡의 느낌이 훼손되지 않게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곡을 만드는데 1부터 100까지의 요소들이 있다면 그 모든 요소에 손을 댔다. 기타, 피아노, 코러스 라인에 믹스 마스터링까지 전반적으로 내 손때가 묻은 신곡이다. 그간의 음악 생활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앨범일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용진은 "'불후의 명곡'을 하면서 나를 알아봐주시고, 앨범을 기다려주신 분들이 있다. 그분들에게 무언가 정성 어린 앨범을 만들어 들려드리고 싶었다.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노래나 그간 OST 작업 했던 게 대부분 동일한 선상에 있는 장르였다면 이번에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 앞으로 이런 풍의 노래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욕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세, 네번 정도 다시 녹음실을 잡아서 녹음했고, 믹스도 엔지니어를 괴롭힐 정도로 디테일하게 작업을 요구했다. 브릿팝 색채를 가져오려다 보니 계속 욕심이 나더라. 모든 가수가 그렇겠지만 그 욕심은 다 채워지지 않는 것 같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한 노래"라고 자신했다.
김용진에게 '이별의 한 가지 장점'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묻자 "차트인을 해보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개인 앨범으로 활동을 한 지가 좀 오래돼서 차트인을 해봤으면 좋겠다. 애써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다. 같이 공들여 주신 분들에 대한 개인적인 소망으로 차트인이 되면 좋을 것 같다. 또 앨범이 어느 정도 잘 돼서 봄에는 공연을 하고 싶다. 개인적인 꿈"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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