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서기 40년께 벌목돼 1700㎞ 떨어진 로마로 이송 추정

인류 유산의 보고인 이탈리아 로마에서 2천년 전 고대 로마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판이 출토돼 고고학계의 관심을 끈다.

6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로마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최근 떡갈나무로 제작된 길이 3.8m의 나무판이 발견됐다.

발견 장소는 로마의 상징인 원형경기장 콜로세움에서 남동쪽으로 약 3㎞ 떨어진 지점이다.

이탈리아 최대 과학기술 지원 기관인 국가연구위원회(Cnr)는 정밀 감식을 통해 이 떡갈나무가 기원후 40년께 벌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마제국 3대 황제인 칼리굴라 재위(37∼41) 때다.

이 나무판은 귀족이 살던 저택의 현관문 앞 발판 등을 만들 때 쓰인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고고학계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당시 로마의 운송 능력이다.

Cnr은 로마인들이 당시 거대한 떡갈나무 숲이 있던 프랑스 북동부 지역에서 나무를 베어 로마까지 장장 1천700㎞를 수송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랑스 손강(Saone river)과 론강(Rhone river)을 타고 이동한 뒤 하구에 있는 마르세유에서 선박으로 지중해를 건너 로마까지 나무를 옮겼다는 것이다.

콜로세움 등과 같은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지을 때 쓰는 값비싼 대리석이 아닌, 일반적인 건축 자재를 운반하는 데 이러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면 고대 로마의 운송 능력이 상상 이상으로 우수했을 것이라는 게 고고·역사학계의 추정이다.

Cnr 관계자는 "당시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제국의 변방에서 일반적인 건축 자재를 운송하는 일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하수가 나오는 습기 찬 땅속에서 어떻게 크게 훼손되지 않고 2천년을 버텼는지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로마는 고대와 중세 시대 유적·유물이 즐비해 도시 전체가 거대한 하나의 고고학 박물관으로 불린다.

현재도 건축 터파기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돼 공사가 지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