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진흥원 방문 "내 삶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 가장 강렬한 문구"
여성인권 美석학 매키넌 "불법촬영 유포와 포르노 깊은 연관"
여성 인권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평가받는 캐서린 매키넌 미국 미시간대 종신 교수는 6일 "타인의 신체를 대상화하고 소비하는 불법촬영 유포와 포르노그라피는 불평등한 성별 관계를 반영하고, 계속해 확산 강화한다는 점에서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그는 이날 진흥원에서 열린 '젠더폭력방지를 위한 대화'에 참여해 한국의 불법촬영 규탄 집회에 등장했던 '내 삶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자신이 본 가장 강렬했던 문구라며 이같이 밝혔다.

매키넌 교수는 디지털 성범죄·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당신의 삶이 끝난 건 아니다.

피해 생존자를 지지하며 함께 싸우는 많은 사람이 있고, 당신은 피해 경험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가치를 만들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수치심을 가져야 할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타인의 성을 대상화하고 침해한 사람들의 몫"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진흥원 관계자들과 한국의 젠더기반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매키넌 교수는 법·정치 분야 학자이면서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활동가다.

성희롱(성적 괴롭힘) 개념을 처음 정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후반 보스니아 전쟁 당시 벌어진 성폭력 생존자들과 함께 전시 성폭력을 국제법상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학살)로 개념화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젠더특별자문관으로도 활동했다.

'일하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성차별의 일례', '포르노그래피와 시민권: 여성평등을 위한 새날'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