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트남전 당시 살포한 고엽제 '에이전트 오렌지'로 오염된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 비엔호아 공항 일대의 환경정화와 피해자 재활 지원 프로그램에 본격 착수했다.

6일 일간 베트남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베트남 국방부는 5일 비엔호아 공항에서 환경정화 프로젝트 착수식을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미국이 3억 달러(약 3천560억원)를 지원해 10년간 고엽제로 오염된 비엔호아 공항과 주변 토양을 정화하게 된다.

美, 고엽제 오염 베트남 공항 환경정화·피해자 재활 지원
베트남전 당시 미 공군기지로 쓰였던 비엔호아 공항 일대 37㏊의 토양 50만㎥가 다이옥신 등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2017년 양국 합동 조사에서 확인됐다.

이날 착수식에 참석한 카린 매클랜드 베트남 주재 미국 부대사는 "예전의 적이 동반자가 돼 과거를 극복하고 상호 번영과 우정이라는 미래를 향해 길을 닦는 미국과 베트남의 믿기 어려운 관계를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베트남 중부 다낭 공항의 고엽제 오염지역 32.4㏊는 미국이 1억1천만 달러(약 1천300억원)를 지원하고 6년간의 정화작업을 거쳐 지난해 11월 완전히 복원됐다.

미국과 베트남은 또 지난 5일 고엽제로 장애가 있는 베트남 국민의 재활 등을 위해 미국이 6천500만 달러(약 770억원)를 지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미군은 1962년부터 1971년까지 무려 8천만ℓ에 달하는 고엽제를 베트남에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베트남 국민 210만∼480만명이 고엽제에 노출됐고, 적어도 15만명이 기형아로 태어나는 등 100만명가량이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게 베트남 측의 통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