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퀄컴의 독점은 국가 안보에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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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체토프 前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
무선 실리콘 마이크로칩 같은
중요한 기술을 독점한 퀄컴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정부 주장은 현명하지 못하며
법원이 퀄컴의 손을 들어준다면
美 국익을 자해하는 것과 같아
무선 실리콘 마이크로칩 같은
중요한 기술을 독점한 퀄컴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정부 주장은 현명하지 못하며
법원이 퀄컴의 손을 들어준다면
美 국익을 자해하는 것과 같아
미국에 전구 제조업체가 단 한 곳뿐이라고 상상해보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구는 사람의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다. 전구가 없다면 우리는 모두 어둠속에서 살 수밖에 없다.
우리는 유일한 전구 제조업체가 국민에게 필수적인 제품에 매우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우선 이 같은 반(反)경쟁적인 가격 문제는 제쳐두자.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다. 만약 그 한 제조업체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 전체가 위험에 처할지 모른다. 그 실패는 악의나 절도, 사고의 결과일 수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 기구의 주된 목소리는 국가 경제를 지켜야 하는 것처럼 안보 기업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방에 중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독점 기업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대표적 사례가 무선 실리콘 마이크로칩 설계 및 제조 과정의 특허를 보유한 퀄컴이다. 퀄컴 제품은 사실상 모든 모바일 기기가 광범위한 모바일 네트워크와 통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가령 이 칩은 우리의 무선 경제를 지탱하는 앱(응용프로그램) 기반 위치 서비스 같은 기능에 필수적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퀄컴을 고소했고, 연방지방법원은 이 회사가 자사의 독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칩 구매자에게 불필요하고 과도한 사용료를 내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이 사건은 국가 안보와는 관련이 없는 전형적인 독점 금지 문제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후 이의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부와 국방부는 퀄컴 측에 서서 싸움을 시작했다. 이들은 항소법원에 퀄컴이 미국의 모바일 칩 제조업체로서 경제성을 유지하고, 군에 필수적인 칩 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경쟁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정부로서 퀄컴이 너무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챙겨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은 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역사와 일관성이 없고 국가 안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에서 중요한 요소를 단일 원천에 의존하는 것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단 한 명의 제공자만 보유하면 ‘단독 위험’이라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을 얻게 된다.
농부들이 한 가지 품종의 작물만 심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는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질병에 대한 취약성은 증가시킬 것이다. 1950년대 그로스 미셸 바나나는 곰팡이균에 의해 멸종됐다.
단일 기술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 의존하고 있는 단일 체제에 어떤 중대한 결함이 있고, 실제 문제가 터질 경우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이런 기술적 취약성은 전기통신 등 보안에 민감한 산업에서 특히 위험하다. 단일 칩 공급자에 대한 미국의 의존은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실행하기 위해 단 하나의 취약점만 찾으면 된다고 적을 유혹하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은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군사 시스템의 경우 최소한 두 곳 이상의 공급자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정부는 두 곳의 잠수함 건조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 곳 이상의 제조업체로부터 군용기를 구입한다.
또 많은 공급자를 육성하기 위해 기술 표준을 개방하고 있다. 비슷한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상호 호환 가능한 제품을 제조해 공개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어떤 전략분석가도 한 곳에서 무기를 공급받는 어리석은 계획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
펜타곤의 관점에서 퀄컴은 5세대(5G) 기술 개발을 위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사의 경제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확실히 5G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게 미국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도 국방산업에서 단일 의존도를 가진다는 것의 위험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그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잘못 연결된 것이다. 퀄컴이 5G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무선 칩셋 시장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비약이다. 반대로 칩 시장에서 보호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도적인 5G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받아야 하는 게 맞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은 독점적인 국가 챔피언을 지원하기보다 경쟁이 혁신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을 선호해야 한다. 경제적 비효율성 외에도 단일 소스 국가 챔피언은 미국의 안보에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한 지점에 취약성을 집중시키는 건 어리석다. 따라서 퀄컴을 지지하는 정부의 주장은 신중하지 못하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미국의 국익을 자해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잠재적으로 취약한 기술 단일화가 아니라 경쟁과 복수의 제공자가 필요하다.
원제=Qualcomm’s Monopoly Imperils National Security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
우리는 유일한 전구 제조업체가 국민에게 필수적인 제품에 매우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우선 이 같은 반(反)경쟁적인 가격 문제는 제쳐두자.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다. 만약 그 한 제조업체에 문제가 생기면 미국 전체가 위험에 처할지 모른다. 그 실패는 악의나 절도, 사고의 결과일 수 있다. 원인이 무엇이든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 기구의 주된 목소리는 국가 경제를 지켜야 하는 것처럼 안보 기업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국방에 중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독점 기업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대표적 사례가 무선 실리콘 마이크로칩 설계 및 제조 과정의 특허를 보유한 퀄컴이다. 퀄컴 제품은 사실상 모든 모바일 기기가 광범위한 모바일 네트워크와 통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가령 이 칩은 우리의 무선 경제를 지탱하는 앱(응용프로그램) 기반 위치 서비스 같은 기능에 필수적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퀄컴을 고소했고, 연방지방법원은 이 회사가 자사의 독점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칩 구매자에게 불필요하고 과도한 사용료를 내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이 사건은 국가 안보와는 관련이 없는 전형적인 독점 금지 문제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후 이의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부와 국방부는 퀄컴 측에 서서 싸움을 시작했다. 이들은 항소법원에 퀄컴이 미국의 모바일 칩 제조업체로서 경제성을 유지하고, 군에 필수적인 칩 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경쟁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정부로서 퀄컴이 너무 중요한 회사이기 때문에 챙겨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관점은 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역사와 일관성이 없고 국가 안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에서 중요한 요소를 단일 원천에 의존하는 것은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단 한 명의 제공자만 보유하면 ‘단독 위험’이라는 아주 좋지 않은 상황을 얻게 된다.
농부들이 한 가지 품종의 작물만 심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는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질병에 대한 취약성은 증가시킬 것이다. 1950년대 그로스 미셸 바나나는 곰팡이균에 의해 멸종됐다.
단일 기술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이 의존하고 있는 단일 체제에 어떤 중대한 결함이 있고, 실제 문제가 터질 경우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이런 기술적 취약성은 전기통신 등 보안에 민감한 산업에서 특히 위험하다. 단일 칩 공급자에 대한 미국의 의존은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실행하기 위해 단 하나의 취약점만 찾으면 된다고 적을 유혹하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은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군사 시스템의 경우 최소한 두 곳 이상의 공급자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정부는 두 곳의 잠수함 건조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 곳 이상의 제조업체로부터 군용기를 구입한다.
또 많은 공급자를 육성하기 위해 기술 표준을 개방하고 있다. 비슷한 능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상호 호환 가능한 제품을 제조해 공개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다. 어떤 전략분석가도 한 곳에서 무기를 공급받는 어리석은 계획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
펜타곤의 관점에서 퀄컴은 5세대(5G) 기술 개발을 위한 중국과의 경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사의 경제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확실히 5G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게 미국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상황도 국방산업에서 단일 의존도를 가진다는 것의 위험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게다가 그 주장은 논리적으로도 잘못 연결된 것이다. 퀄컴이 5G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무선 칩셋 시장에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비약이다. 반대로 칩 시장에서 보호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도적인 5G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받아야 하는 게 맞다.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은 독점적인 국가 챔피언을 지원하기보다 경쟁이 혁신을 추진하도록 하는 것을 선호해야 한다. 경제적 비효율성 외에도 단일 소스 국가 챔피언은 미국의 안보에 큰 위험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인위적으로 한 지점에 취약성을 집중시키는 건 어리석다. 따라서 퀄컴을 지지하는 정부의 주장은 신중하지 못하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결과는 미국의 국익을 자해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잠재적으로 취약한 기술 단일화가 아니라 경쟁과 복수의 제공자가 필요하다.
원제=Qualcomm’s Monopoly Imperils National Security
정리=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THE WALL 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