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디언 옹알스 "상처 없는 코미디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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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웃기다 대학로 돌아온 '코미디 국가대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어요.
2007년 대학로 무대에 처음 섰고,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가기 전까지 공연했는데, 10년 만에 돌아가서 대학로를 한번 접수해보자는 생각에 무대에 서게 됐죠."(조수원)
'코미디 국가대표' 옹알스가 올해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연합뉴스는 옹알스가 지난 6∼8월에 이어 지난달 21일부터 다시 무대에 선다는 소식에 3일 오후 공연장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옹알스 완전체 7명을 만났다.
조수원(41, 마임)은 대학로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대학로 무대에 다시 서자 기(氣)를 받는 느낌이었다"며 "관객 호응은 해외와 비슷한데 벅찬 느낌이 들고 피드백과 관객들의 표정을 보니 마치 엄마 품에 돌아온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관객이 다르면 옹알스 무대도 달라지지 않느냐고 하자 조준우(42, 저글링)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이나 호주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여러 인종을 상대로 한 그 공연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요즘엔 대학로에도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고 있는데,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관객이 웃을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옹알스 주 무대는 해외였다.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런던 웨스트엔드, 호주, 스위스,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 등지에서 관객을 웃겼다.
한창 공연을 다닐 때는 200일 가까이 연속 떠돌기도 했지만, 올해는 핀란드만 한 번 다녀왔다.
조준우는 이에 대해 "대통령 해외 순방 공식 행사인 '스타트업 서밋'에서 공연하기 위해 핀란드를 다녀왔다"며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지는 게 목표여서 해외 일정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옹알스는 올해가 결성 13년째다.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꿈이 같고 희로애락을 같이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속옷이나 양말까지 서로 알아볼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7년 전 합류한 막내 최진영(31, 비트박스)은 "일 년에 절반 이상 같이 먹고 자는 것 같다.
각자 집이 있지만, 집에는 옷만 갈아입으러 간다"며 "옹알스에 처음 왔을 때는 불안했는데 이젠 가족처럼 돼서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최진영은 조준우 조카딸과 결혼해 실제 가족이 됐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빠, 엄마, 형, 동생 등 가족의 역할도 생겼다.
조수원은 "준우 씨는 아빠, 경선 씨는 밥을 짓고 돈을 관리하는 엄마, 기섭이는 말은 잘 안 하지만 위아래로 챙기는 둘째 형 같다"고 했다.
채경선(40, 마임)은 "밥, 반찬, 국, 빨래, 장보기 등 하는 일도 정해져 있다"며 "특히 준우 씨는 해외 가면 김치도 담근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공연이 많아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걱정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경섭(31, 저글링)은 "내년에 결혼 예정인데 사귀기 전에 상황을 얘기했더니 감수하겠다고 해서 5년 넘게 만나고 있다.
응원 많이 해준다"고 했다.
이에 아직 솔로인 하박(38, 마임)은 "우리 팀에 결혼 안 한 사람은 한 명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결혼하지 않고 있다"며 "혼밥과 10년째 열애 중이다"고 했다.
그동안 힘든 적은 있었는지 물었다.
최기섭(41, 비트박스)은 "처음 해외공연 가서 공연할 때는 의견 차이가 많았는데, 금전적으로 싸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해외에 가면 돈을 아껴야 해서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해 서운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옹알스 멤버들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로 옹알스에 들어온 것을 꼽았다.
채경선은 "우리 중에 싫은데도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억지로 하면 같이 하지 못한다.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다"고 했다.
옹알스는 그동안 여러 차례 돈이 없는 것은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고 했다.
살림은 나아졌을까.
"돈이 많아도 할 게 없으면 더 불행할 것 같아요.
돈이 조금 없어도 할 게 있고 꿈이 있고 매일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그게 성공한 삶인 것 같아요.
처음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졌는데, 방송에 나오는 코미디언들처럼 버는 수준은 아닙니다.
"(조준우)
옹알스는 꿈을 향한 여정에 어느 정도 와있을까.
조준우는 "옹알스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고, 라스베이거스에 전용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예술의전당 공연은 이미 이뤘다"며 "내년에는 미국 무대를 적극적으로 두드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조수원은 현재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다.
인터뷰 직전에도 병원에 다녀왔다.
"검사 결과가 좋아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다음 검사까지 한 달간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어요.
감사하죠. 무대에도 서도록 하겠습니다.
"
공연장 무대 바닥에는 태극 문양에 영어로 '퍼포디언'(Perfordian)이 새겨져 있다.
퍼포먼스와 코미디언을 결합한 단어로, 퍼포먼스를 하는 코미디언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옹알스의 공연 모토는 '상처 없는 코미디'. 채경선은 "정치와 종교 문제, 인종이나 성적 차별을 모두 걷어내고 공연한다.
공연장 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공연을 보고 나갈 때 모두가 웃고 만족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2007년 대학로 무대에 처음 섰고,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 가기 전까지 공연했는데, 10년 만에 돌아가서 대학로를 한번 접수해보자는 생각에 무대에 서게 됐죠."(조수원)
'코미디 국가대표' 옹알스가 올해 대학로 무대로 돌아왔다.
연합뉴스는 옹알스가 지난 6∼8월에 이어 지난달 21일부터 다시 무대에 선다는 소식에 3일 오후 공연장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옹알스 완전체 7명을 만났다.
조수원(41, 마임)은 대학로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대학로 무대에 다시 서자 기(氣)를 받는 느낌이었다"며 "관객 호응은 해외와 비슷한데 벅찬 느낌이 들고 피드백과 관객들의 표정을 보니 마치 엄마 품에 돌아온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관객이 다르면 옹알스 무대도 달라지지 않느냐고 하자 조준우(42, 저글링)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이나 호주 멜버른 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여러 인종을 상대로 한 그 공연 그대로를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요즘엔 대학로에도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고 있는데,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관객이 웃을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옹알스 주 무대는 해외였다.
2010년 에든버러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런던 웨스트엔드, 호주, 스위스, 중국, 일본, 필리핀, 인도 등지에서 관객을 웃겼다.
한창 공연을 다닐 때는 200일 가까이 연속 떠돌기도 했지만, 올해는 핀란드만 한 번 다녀왔다.
조준우는 이에 대해 "대통령 해외 순방 공식 행사인 '스타트업 서밋'에서 공연하기 위해 핀란드를 다녀왔다"며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지는 게 목표여서 해외 일정을 만들지 않았다"고 했다.
옹알스는 올해가 결성 13년째다.
이렇게 오래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꿈이 같고 희로애락을 같이한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속옷이나 양말까지 서로 알아볼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7년 전 합류한 막내 최진영(31, 비트박스)은 "일 년에 절반 이상 같이 먹고 자는 것 같다.
각자 집이 있지만, 집에는 옷만 갈아입으러 간다"며 "옹알스에 처음 왔을 때는 불안했는데 이젠 가족처럼 돼서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최진영은 조준우 조카딸과 결혼해 실제 가족이 됐다.
함께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빠, 엄마, 형, 동생 등 가족의 역할도 생겼다.
조수원은 "준우 씨는 아빠, 경선 씨는 밥을 짓고 돈을 관리하는 엄마, 기섭이는 말은 잘 안 하지만 위아래로 챙기는 둘째 형 같다"고 했다.
채경선(40, 마임)은 "밥, 반찬, 국, 빨래, 장보기 등 하는 일도 정해져 있다"며 "특히 준우 씨는 해외 가면 김치도 담근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공연이 많아 가족이나 여자친구가 걱정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경섭(31, 저글링)은 "내년에 결혼 예정인데 사귀기 전에 상황을 얘기했더니 감수하겠다고 해서 5년 넘게 만나고 있다.
응원 많이 해준다"고 했다.
이에 아직 솔로인 하박(38, 마임)은 "우리 팀에 결혼 안 한 사람은 한 명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결혼하지 않고 있다"며 "혼밥과 10년째 열애 중이다"고 했다.
그동안 힘든 적은 있었는지 물었다.
최기섭(41, 비트박스)은 "처음 해외공연 가서 공연할 때는 의견 차이가 많았는데, 금전적으로 싸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해외에 가면 돈을 아껴야 해서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해 서운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옹알스 멤버들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로 옹알스에 들어온 것을 꼽았다.
채경선은 "우리 중에 싫은데도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억지로 하면 같이 하지 못한다.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이다"고 했다.
옹알스는 그동안 여러 차례 돈이 없는 것은 불편하지만 불행하지는 않다고 했다.
살림은 나아졌을까.
"돈이 많아도 할 게 없으면 더 불행할 것 같아요.
돈이 조금 없어도 할 게 있고 꿈이 있고 매일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 그게 성공한 삶인 것 같아요.
처음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졌는데, 방송에 나오는 코미디언들처럼 버는 수준은 아닙니다.
"(조준우)
옹알스는 꿈을 향한 여정에 어느 정도 와있을까.
조준우는 "옹알스를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고, 라스베이거스에 전용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는데 예술의전당 공연은 이미 이뤘다"며 "내년에는 미국 무대를 적극적으로 두드려보려 한다"고 말했다.
조수원은 현재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다.
인터뷰 직전에도 병원에 다녀왔다.
"검사 결과가 좋아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다음 검사까지 한 달간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어요.
감사하죠. 무대에도 서도록 하겠습니다.
"
공연장 무대 바닥에는 태극 문양에 영어로 '퍼포디언'(Perfordian)이 새겨져 있다.
퍼포먼스와 코미디언을 결합한 단어로, 퍼포먼스를 하는 코미디언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옹알스의 공연 모토는 '상처 없는 코미디'. 채경선은 "정치와 종교 문제, 인종이나 성적 차별을 모두 걷어내고 공연한다.
공연장 오기 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공연을 보고 나갈 때 모두가 웃고 만족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