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바다세상](40) 궁중에서 전담반까지 두고 관리했던 '속 좁은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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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일미 밴댕이…귀한 손님에게만 접대했다는 젓갈, 난중일기에도 등장
국물 요리 감초 같은 존재로 알고 있지만 미식가들 사이엔 회도 인기 찬 바람이 불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이 저절로 난다.
국물 요리 핵심인 육수를 만드는 비결은 저마다 다르다.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에 가면 청어과 바닷물고기인 밴댕이를 말린 '띠포리(디포리)'가 국물 요리 재료로 유명하다.
띠포리는 멸치보다 국물 맛을 훨씬 뛰어나게 해주기 때문에 국물 요리 감초 같은 존재다.
내장도 거의 없어 멸치처럼 통째 말려 육수를 만드는 데에 쓰기 좋다.
속(내장)이 거의 없는 밴댕이는 성질까지 급해 '밴댕이 소갈머리(소갈딱지)'라는 표현에 등장한다.
이 말은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이나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물에 잡히면 물 밖으로 올라오자마자 몸을 파르르 떨다 죽어버리는 밴댕이를 두고 어부들이 일상생활에 빗대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밴댕이 몸통은 두께가 얇으면서도 폭도 넓고 매우 납작하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더 튀어나와 있고, 한 줄의 작은 이빨이 나 있다.
몸 빛깔은 등 쪽은 청록색, 배 쪽은 백색을 띤다.
생김새가 멸치와 비슷하나 멸치보다 훨씬 납작하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란기는 6∼7월로 내만에서 부유성 알을 낳는다.
알은 부화한 지 만 1년이 지나면 성어가 된다.
몸길이는 15㎝ 정도로 자란다.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를 비롯해 일본 홋카이도 이남과 동남아시아 바다에 분포한다.
주로 바깥 바다와 접한 연안이나 내만 모랫바닥에 주로 서식하며 강 하구 부근 기수역까지 올라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수심이 얕은 만이나 하구 부근에 머물다가 겨울이 되면 수심 20∼50m 연안이나 만 중앙부로 이동해 겨울을 보낸다.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예전에는 밴댕이를 '소어'(蘇魚)라고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함경도와 강원도를 제외한 도에서 소어가 산출된다'고 기록돼 있어 오래전부터 남해와 서해에서 밴댕이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밴댕이는 단오 이후 소금에 절였다가 겨울에 초를 쳐서 먹으면 일미 중의 일미라고 했다.
이런 말이 우리가 먹는 밴댕이젓의 원형일 것으로 여겨진다.
제대로 삭힌 밴댕이젓(소어젓)은 진상품에 반드시 포함됐다.
조선시대 궁중 음식 업무를 맡아보던 사옹원에 '소어소'로 불리는 전담반을 둘 정도로 밴댕이는 귀한 물고기였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밴댕이젓을 전복과 어란과 함께 어머니께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강화도 사람들은 5월 사리 때 잡은 밴댕이를 최고로 쳤고,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다고 한다.
밴댕이는 회를 뜰 때 몸통 양옆으로 두 번만 살을 발라낸다.
미식가들은 상추보다 부드러운 밴댕이 회를 초고추장에 찍은 다음 마늘 한 쪽을 얹어 먹으면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녹아 없어진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소금에 잘 삭힌 밴댕이젓을 파, 마늘, 풋고추, 깨소금 등과 버무려 밑반찬을 만들면 잃었던 식욕이 금세 돌아온다.
/연합뉴스
국물 요리 감초 같은 존재로 알고 있지만 미식가들 사이엔 회도 인기 찬 바람이 불면 뜨끈뜨끈한 국물이 생각이 저절로 난다.
국물 요리 핵심인 육수를 만드는 비결은 저마다 다르다.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경남 통영에 가면 청어과 바닷물고기인 밴댕이를 말린 '띠포리(디포리)'가 국물 요리 재료로 유명하다.
띠포리는 멸치보다 국물 맛을 훨씬 뛰어나게 해주기 때문에 국물 요리 감초 같은 존재다.
내장도 거의 없어 멸치처럼 통째 말려 육수를 만드는 데에 쓰기 좋다.
속(내장)이 거의 없는 밴댕이는 성질까지 급해 '밴댕이 소갈머리(소갈딱지)'라는 표현에 등장한다.
이 말은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이나 편협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을 가리킨다.
그물에 잡히면 물 밖으로 올라오자마자 몸을 파르르 떨다 죽어버리는 밴댕이를 두고 어부들이 일상생활에 빗대 표현한 것으로 여겨진다.
밴댕이 몸통은 두께가 얇으면서도 폭도 넓고 매우 납작하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더 튀어나와 있고, 한 줄의 작은 이빨이 나 있다.
몸 빛깔은 등 쪽은 청록색, 배 쪽은 백색을 띤다.
생김새가 멸치와 비슷하나 멸치보다 훨씬 납작하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산란기는 6∼7월로 내만에서 부유성 알을 낳는다.
알은 부화한 지 만 1년이 지나면 성어가 된다.
몸길이는 15㎝ 정도로 자란다.
우리나라 남해와 서해를 비롯해 일본 홋카이도 이남과 동남아시아 바다에 분포한다.
주로 바깥 바다와 접한 연안이나 내만 모랫바닥에 주로 서식하며 강 하구 부근 기수역까지 올라간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수심이 얕은 만이나 하구 부근에 머물다가 겨울이 되면 수심 20∼50m 연안이나 만 중앙부로 이동해 겨울을 보낸다.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예전에는 밴댕이를 '소어'(蘇魚)라고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함경도와 강원도를 제외한 도에서 소어가 산출된다'고 기록돼 있어 오래전부터 남해와 서해에서 밴댕이를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밴댕이는 단오 이후 소금에 절였다가 겨울에 초를 쳐서 먹으면 일미 중의 일미라고 했다.
이런 말이 우리가 먹는 밴댕이젓의 원형일 것으로 여겨진다.
제대로 삭힌 밴댕이젓(소어젓)은 진상품에 반드시 포함됐다.
조선시대 궁중 음식 업무를 맡아보던 사옹원에 '소어소'로 불리는 전담반을 둘 정도로 밴댕이는 귀한 물고기였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밴댕이젓을 전복과 어란과 함께 어머니께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강화도 사람들은 5월 사리 때 잡은 밴댕이를 최고로 쳤고,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다고 한다.
밴댕이는 회를 뜰 때 몸통 양옆으로 두 번만 살을 발라낸다.
미식가들은 상추보다 부드러운 밴댕이 회를 초고추장에 찍은 다음 마늘 한 쪽을 얹어 먹으면 아이스크림처럼 입안에서 녹아 없어진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소금에 잘 삭힌 밴댕이젓을 파, 마늘, 풋고추, 깨소금 등과 버무려 밑반찬을 만들면 잃었던 식욕이 금세 돌아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