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주의자 자처…브라질인에 '도적' '침략자' 비난

브라질-파라과이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브라질인 농장주 살해와 지역 경찰에 대한 공격을 선동한 파라과이 상원의원이 의회에서 쫓겨났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라과이 상원은 최근 파라과이에서 거주하는 브라질인 가운데 최소한 10만 명을 살해하고 파라과이 경찰을 공격해야 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한 파라과요 쿠바스 의원을 전날 제명했다.

쿠바스는 지난 25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이런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

쿠바스는 브라질인들을 '도적' '침략자' 등으로 부르며 "브라질인들이 파라과이의 삼림을 황폐화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10만 명의 브라질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접경지역에서 대두와 가축을 사육하는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브라질인들을 주로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쿠바스는 파라과이에 거주하는 브라질인이 200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으나 브라질 정부는 3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국십자가운동'이라는 정당 소속으로 무정부주의자를 자처하는 쿠바스는 이전에도 동료 의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하거나 물병을 집어 던지는 등 의회에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스는 제명이 결정되고 나서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제부터는 상원 밖에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브라질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파라과이 내부 문제이자 한 의원의 폭력적인 돌출 행동으로 보고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