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각 철회하고 '피해자 구제' 기본 원칙 따라 대안 마련해야"
민변 "문희상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 진정한 해결책 아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제안한 강제동원 문제 해결안에 대해 "일본 정부 및 기업의 사죄를 요구하는 내용이 없어 진정한 의미의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비판했다.

민변은 28일 성명을 내고 "문 의장은 즉각 원안을 철회하고 강제동원 문제의 기본 원칙들을 훼손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일제 강점기 시절 전범 기업 등에 강제동원돼 피해를 본 이들의 고통을 해소해 주기 위한 해결 방안으로 최근 이른바 '1+1+α(알파)' 방식을 제안했다.

이 해결안에는 기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을 '기억인권재단'으로 격상하고, 그 재원을 현재 해산된 '화해치유재단'(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재단)의 잔여 자금과 한·일 민간의 자발적 기부금 등을 토대로 마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변은 "강제동원 문제는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이뤄진 반인도적 인권 침해의 문제"라며 "국제인권규범이 정한 반인도적 범죄의 피해자 구제 원칙과 유엔의 피해자 권리 기본 원칙을 준수하면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의장의 해결안에는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에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누락됐다"며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주된 논의이며 피해자의 원상회복, 특히 명예의 회복이라는 중요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또 "화해치유재단의 자금을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배상의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본군 위안부의 문제를 강제동원 문제와 부당하게 결부하는 것"이라며 "이는 박근혜 정부가 강행했다가 문재인 정부가 무효로 한 한일 위안부 합의의 효력을 재론하게 하는 근거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 기업에 배상금이 아닌 기부금을 내게 하자는 것은 이들에게 책임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일본 기업에 손해배상을 명한 우리 대법원 판결의 취지도 몰각시키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