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1천400억원 '특혜대출' 의혹…"친문실세들 개입"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조국·윤건영·이호철 겨냥…"'윗선'은 대통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황운하→송철호 연결고리 관건
여권 "우리들병원 한국당도 연루"…울산시장 수사에는 "시스템 따른 것"
한국당 '친문게이트' 3대의혹 쟁점화…키워드 '돈·유착·선거'(종합)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권력형 비리를 낱낱이 밝히겠다면서 이른바 '3대 친문(친문재인) 게이트'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위 감찰무마 의혹, 그리고 김기현 전 시장이 낙선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 정권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그것이다.

한국당은 28일 국회에서 '친문 게이트 진상조사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다.

위원장은 문 대통령 일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온 곽상도 의원이 맡았다.

정태옥·윤한홍·정점식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다.

한국당 '친문게이트' 3대의혹 쟁점화…키워드 '돈·유착·선거'(종합)
◇ "우리들병원 특혜대출·내사무마, 친문실세들 개입"
우리들병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상호 회장 소유이고,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16개 계열사와 5개의 척추전문 병원을 거느리는 거대 의료기관으로 급성장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상호 회장과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이 회장의 전처)은 천주교계에 영향력이 큰 신혜선 씨와 레스토랑 사업을 하면서 260억원의 신한은행 대출에 연대보증을 섰다.

우리들병원의 재무상태가 악화하자 이 회장은 산업은행에서 1천400억원을 빌리려고 했고, 산업은행은 신한은행 연대보증을 문제 삼았다.

이 회장은 신씨의 동의 없이 연대보증에서 빠지게 됐고, 신씨는 빚을 모두 떠안게 됐다.

신씨는 신한은행 직원들의 서류 위조를 문제 삼았지만,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사건을 내사종결 처분했다는 게 골자다.

정태옥 의원은 "감정가 950억원짜리 건물을 담보로 1천400억원을 대출한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면서 특혜대출도 문제지만 경찰의 내사종결 과정이 더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내사종결 과정에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윤규근 총경 등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윤 총경은 '버닝썬 사건'에도 '경찰총장'이라는 호칭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경찰이 내사를 갑자기 덮은 것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그 이상 되는 곳에서 무마·방해했기 때문"이라며 "권력형 게이트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우리들병원 대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당 의원도 3명 연루된 것으로 안다"며 "당시 우리들병원이 기존 신한은행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할 때 한국당 의원들이 도움을 줬다는 얘기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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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수, 유착·비호 되풀이…이호철이 '뒷배'"
유재수 전 부시장은 금융권의 친문 실세로 통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을 근접 수행했던 유 전 부시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위원회 핵심 보직인 금융정책국장으로 복귀했다.

유 전 부시장은 과거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일 당시 교분을 쌓았고, 문 대통령을 비롯해 현재의 친문 인사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그는 자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친문 핵심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텔레그램이나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연합뉴스에 전했다.

그는 금융위 재직 시절 업체들과의 유착과 뇌물수수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2017년 특별감찰에 나섰다.

그러나 그해 말 감찰은 중단됐고, 직위해제된 그는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옮겼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전 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유 전 부시장이 민정수석실에서 감찰을 받은 뒤 인사조치가 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가 제한된 상태에서 조치한 것을 '왜 더 큰 징계를 하지 않았느냐'라며 무마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 전 부시장은 부산시로 옮겨가서도 '유착'을 이어갔다는 게 곽상도 의원의 주장이다.

부산시가 '블록체인 특구'를 추진하기 위한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간담회에 A 사모펀드와 이 펀드가 투자한 업체 B사가 참석했으며, 유 전 부시장의 두 아들은 A 사모펀드에서 2016∼2017년과 2018년 각각 인턴십을 했다.

곽 의원은 "유재수가 블록체인 특구 단장을 맡았는데, 그의 '스폰서'인 A사가 B사에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특구를 추진하려고 한 주체들이 결국 유재수를 부산으로 데려온 것 아니냐"며 부산 지역에 영향력이 큰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이호철 전 수석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친문 3철 중 한 분'이라는 말로 사실상 이 전 수석을 의혹에 올린 것이다.

그는 "'친문 3철' 중 한 분(이호철)이 지난 25일 중국으로 출국했는데, 주변에 '시끄러운 일이 발생해서 피한다'는 취지로 했다더라"며 유 전 부시장 문제가 불거지자 이 전 수석이 해외로 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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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지방선거는 '文의 30년 친구' 울산시장 만들기"
송철호 울산시장은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선거에서 8차례나 낙선한 '30년 지기'를 위해 문 대통령은 현역 의원 시절인 2014년 7월 국회의원 보궐선거 현장을 찾아 '바보 노무현보다 백배 더한 바보 송철호'라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내 가장 큰 소원은 송철호의 당선"이라고도 했었다.

조 전 수석도 송철호 후보의 후원회장과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정권교체 직후 치러진 지난해 6·13 지방선거는 9번째 도전이 된 송 시장에게 절호의 기회였다.

이때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이 부임한다.

황 청장은 '막차'를 타고 치안감으로 승진했으며, 그는 간부회의에서 자신이 현 정권의 시혜를 받아 승진했다고 말했다는 게 김 전 시장의 주장이다.

황 청장은 최근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겠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황운하 청장은 경찰청 본청에서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선거 기간 울산시장 집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이 첩보를 생산한 곳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찰이 이 같은 청와대의 비위 첩보를 받아 김 전 시장 낙선을 목적으로 이른바 '하명 수사'를 했는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청와대 감찰반 총괄을 맡았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서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이 첩보를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시스템에 따라 (접수된) 첩보를 이첩한 것"이라며 "이첩을 하지 않고 놔둘 수도 없지 않나.

이를 하명이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도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연한 절차를 두고 마치 하명수사가 있었던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선 지난해 지방선거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이 울산뿐 아니라 부산·경남(PK)을 장악해 내년 총선과 정권 재창출을 대비하는 '큰 그림'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윤한홍 의원은 창원시장 후보로 출마해 낙선한 뒤 채용비리 수사 압박에 극단적 선택을 한 조진래 전 의원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PK 지역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선거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