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매체 "미국-탈레반, 카타르서 비공식 협상 재개"
지난 9월 이후 평화 협상을 중단한 미국과 탈레반이 비공식 협상을 재개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톨로뉴스는 지난 24일 아프간 대통령궁 관계자 등을 인용해 미국과 탈레반이 카타르 도하에서 비공식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창구인 '정치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그간 미국과 탈레반은 도하에서 주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왔다.

이 관계자는 "양측은 폭력 행위를 축소하고 공식 회담을 재개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은 탈레반과의 협상을 진행하면서 아프간 정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 테이블에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탈레반은 그간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왔다.

톨로뉴스는 미국과 탈레반이 언제부터 협상을 시작했는지, 양측 대표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간부 출신인 사예드 아크바르 아그하도 톨로뉴스에 "양측이 비밀리에 협상하고 있다"며 "다만, 과거와 같은 공식 회담 형태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해부터 미국과 직접 협상에 나섰고 양측은 미군 일부 철수 등의 내용이 담긴 평화협상 초안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그런 평화협상은 지난 9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사망' 선언으로 사실상 결렬된 상태다.

이후 미국과 탈레반은 지난달 파키스탄에서 다시 만났지만, 평화협상 본격 재개 움직임은 그간 없었다.

하지만 최근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반군 포로와 피랍 외국인을 교환하면서 평화 협상 재개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탈레반과 직접 평화 협상을 촉진하겠다면 지난 19일 포로인 탈레반 핵심 조직원 3명과 미국인 등 탈레반에 납치된 외국인 교수 2명을 교환했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의해 정권에서 밀려났지만 이후 세력을 회복해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