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학생 갈등 새겨진 한양대 레넌벽, 철거 후 박물관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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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 500여명 손글씨로 홍콩시위 지지…中학생 반박 대자보도 그대로 남겨
갈등은 진행형…한국 학생, 中 SNS 신상털이에 법적 대응 검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양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자보와 손글씨로 담았던 이른바 '레넌 벽'이 이 대학 박물관에 소장된다.
23일 한양대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인문과학관 1층 벽면에 설치됐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와 수백 장의 포스트잇은 지난 21일 한양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주말 동안 치러지는 수시모집 논술시험으로 학교 곳곳의 게시물들이 일제히 정리됐기 때문이다.
레넌 벽을 논술시험 전에 철거하는 것은 예정돼 있던 일이며,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학생들은 설명했다.
레넌 벽은 지난 13일 세워졌다.
인문과학관을 오간 학생들은 저마다 마음을 담아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현했다.
일주일 동안 붙은 포스트잇은 500장이 넘는다.
그렇다고 시위 지지 의견만 붙어 있던 것은 아니다.
대자보 주위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독립 반대'나 '김정은 만세' 등 수십 장의 쪽지나 반박 대자보를 붙이며 반감을 드러낸 흔적도 있다.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벌인 논쟁과 갈등의 흔적이 레넌 벽에 고스란히 남은 셈이다.
레넌 벽을 박물관으로 옮긴 21일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 유학생회는 양측이 붙인 대자보를 동시에 뗐다.
중국 유학생회는 교내 중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인 학생들에 대한 반발 등을 자제해 달라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갈등을 풀어보려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자보를 처음 붙인 학생 중 하나인 김모 씨는 대학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브리타임' 레넌 벽 철거 당시의 풍경을 적었다.
김씨는 "(중국 유학생회가) '철거를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한국의 대자보 문화와 중국 대자보 문화가 다름을 이해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학우분들이 쓰신 욕설과 무례함은 한양대 박물관에 그대로 기증하여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 측은 레넌 벽을 박물관에 두기로 한 이유에 대해 "박물관은 원래 학교 안팎의 대자보·포스터 등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고 보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두가 일종의 사료이기 때문에 수장고에 수집은 했지만 전시 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레넌 벽이 박물관에 들어갔지만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간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씨는 자신의 사진과 이름 등이 중국 SNS에 유포돼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 정보를 유포한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고소 절차를 문의해 보고 있다"며 "그들이 쓴 글은 대부분 캡처됐고 욕설은 친홍콩 중화권 학우들이 열심히 번역해서 파일로 챙겨서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양대 학생들은 레넌 벽 철거 이후에도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홍콩 상황에 관한 간담회와 토론회를 마련하고, 집회 등에도 계속 참가할 계획이다.
김씨는 "보편적 권리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동아시아 모든 학생들의 연대는 틀림없이 홍콩의 힘든 상황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갈등은 진행형…한국 학생, 中 SNS 신상털이에 법적 대응 검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양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자보와 손글씨로 담았던 이른바 '레넌 벽'이 이 대학 박물관에 소장된다.
23일 한양대 등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인문과학관 1층 벽면에 설치됐던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와 수백 장의 포스트잇은 지난 21일 한양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주말 동안 치러지는 수시모집 논술시험으로 학교 곳곳의 게시물들이 일제히 정리됐기 때문이다.
레넌 벽을 논술시험 전에 철거하는 것은 예정돼 있던 일이며, 다른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라고 학생들은 설명했다.
레넌 벽은 지난 13일 세워졌다.
인문과학관을 오간 학생들은 저마다 마음을 담아 홍콩 시위에 지지를 표현했다.
일주일 동안 붙은 포스트잇은 500장이 넘는다.
그렇다고 시위 지지 의견만 붙어 있던 것은 아니다.
대자보 주위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독립 반대'나 '김정은 만세' 등 수십 장의 쪽지나 반박 대자보를 붙이며 반감을 드러낸 흔적도 있다.
홍콩 시위를 둘러싸고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이 벌인 논쟁과 갈등의 흔적이 레넌 벽에 고스란히 남은 셈이다.
레넌 벽을 박물관으로 옮긴 21일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 유학생회는 양측이 붙인 대자보를 동시에 뗐다.
중국 유학생회는 교내 중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인 학생들에 대한 반발 등을 자제해 달라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갈등을 풀어보려는 노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자보를 처음 붙인 학생 중 하나인 김모 씨는 대학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에브리타임' 레넌 벽 철거 당시의 풍경을 적었다.
김씨는 "(중국 유학생회가) '철거를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한국의 대자보 문화와 중국 대자보 문화가 다름을 이해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학우분들이 쓰신 욕설과 무례함은 한양대 박물관에 그대로 기증하여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양대 측은 레넌 벽을 박물관에 두기로 한 이유에 대해 "박물관은 원래 학교 안팎의 대자보·포스터 등 모든 기록물을 수집하고 보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모두가 일종의 사료이기 때문에 수장고에 수집은 했지만 전시 등을 할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레넌 벽이 박물관에 들어갔지만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간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씨는 자신의 사진과 이름 등이 중국 SNS에 유포돼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 정보를 유포한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고소 절차를 문의해 보고 있다"며 "그들이 쓴 글은 대부분 캡처됐고 욕설은 친홍콩 중화권 학우들이 열심히 번역해서 파일로 챙겨서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양대 학생들은 레넌 벽 철거 이후에도 의견을 개진하는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만간 홍콩 상황에 관한 간담회와 토론회를 마련하고, 집회 등에도 계속 참가할 계획이다.
김씨는 "보편적 권리인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동아시아 모든 학생들의 연대는 틀림없이 홍콩의 힘든 상황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