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美 매파' 출신 WB총재 만나 "자유무역 지켜야"
中왕치산, 美 겨냥 "일방주의, 인류 위협"(종합)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 인사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이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행태가 인류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 축사에서 "인류는 보호주의, 일방주의, 국수적 민족주의의 대두 같은 여러 공동의 위협에 맞닥뜨렸다"며 "이는 경제 글로벌화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국제 질서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주석은 연설 도중에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다분히 무역 등 다방면에서 중국을 거칠게 압박 중인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왕 부주석은 이어 "중국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평화적인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중국인은 세계인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를 만나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 강경파 성향의 국제경제학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심이던 맬패스 총재는 작년 5월까지 미국 재무부 차관으로 있으면서 중국과 무역 협상에 직접 관여한 바 있다.

21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맬패스 총재를 만나 "중국은 여러 상대방과 상호 협력을 심화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기를 바란다"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경제 성장과 각자의 발전에 동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어 "현재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심각한 속에서 세계 경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주요 국가의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개혁을 강화하고 개방을 확대하는 가운데 시장화를 서두르고 국제화한 기업 경영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시장 활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부터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이 지식재산권을 함부로 훔쳐 가고 타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등 반칙을 일삼는 '무역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각국을 일방적으로 관세로 압박하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주의라는 보편적인 국제 무역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