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외교장관 "야심찬 기후합의 비결은…당사자 참여"(종합)

블록 장관 방한해 강경화 장관과 오찬 회담
한국 사이버안보에도 큰 관심…"양국, 사이버 범죄 대응 협력해야"

"한국과 네덜란드는 환경 분야에서 공통된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한국과 공유할만한 중요한 교훈은 (논의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
지난 6월 28일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기후협정'(NCA)이라는 이름의 협정을 새롭게 제시해 화제를 모았다.

자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도 배출량의 49%, 즉 절반 가까이 줄이는 내용이 골자로, 구체적인 달성 방안도 담았다.

지난 20일 방한한 스테프 블록 네덜란드 외교장관은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야심 찬' 합의에 도달한 것은 각계각층의 이해당사자를 망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기업과 노동조합, 정당, 환경단체 등을 협상에 참여시키고 5개 부문별로 나눠 협상과 중재에 나섰다.

블록 장관은 "이는 물론 비판적인 문제 제기와 대중 간 논쟁도 야기했지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했어야 하는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한 블록 장관은 한·네덜란드 협력관계 발전을 모색하고자 방한했다.

그는 '하멜 표류기'와 네덜란드의 한국전쟁 참전을 첫머리에 언급하면서 양국이 9천㎞나 떨어져 있지만 "오랫동안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음을 강조했다.

외교장관으로는 처음 방한한 그는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오찬 회담,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방문 등을 소화했다.

짧은 방한 기간에 굳이 정보보호대학원을 방문한 것은 네덜란드의 사이버 안보를 향한 각별한 관심 때문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유럽 내 사이버 강국인 네덜란드는 2011년 해킹 공격으로 파산한 디지노타 사건을 비롯해 여러 건의 대형 범죄를 겪으면서 사이버 안보 의식이 매우 높아졌다.

블록 장관은 "한국과 네덜란드는 사이버 공간에서 나쁜 행동을 퇴치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면서 "공조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식별·분석하는 역량을 키우고 사이버포렌식 기준에도 합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양국은 사이버 공간에서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느끼는 국가도 도와야 한다"면서 "사이버 역량 강화에서 손꼽히는 양국은 개방되고 자유로우며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 공동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2021년 수교 60주년을 맞는 양국관계, 실질 협력, 국제무대 협력, 한반도·유럽 정세 등이 논의됐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양 장관은 양국이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로서 양자 차원을 넘어 지역·국제 현안 대응에서도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으며, 지난 9월 출범한 한·네덜란드 경제공동위원회를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네덜란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노력을 적극 지지한 것에 사의를 표했고, 블록 장관은 "네덜란드는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이 있다.

북한·북핵 문제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