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즈호은행 등 일본 주요 대형 은행들과 3조원이 넘는 추가 대출을 협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분기(7~9월) 소프트뱅크에 7조원이 넘는 손실을 안긴 투자기업 위워크의 경영 재건을 위해 63억달러(약 7조3955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미즈호은행,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일본 3대 대형 은행들과 3000억엔(약 3조2499억원) 규모의 대출을 협의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대출이 필요한 것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의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운영회사 위컴퍼니) 지원을 위해서다. 위워크는 당초 기대에 비해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되며 뉴욕증시 상장이 연기됐다. 소프트뱅크는 위컴퍼니 기존 주주들로부터 30억달러어치 주식을 사들이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또 33억달러를 추가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는 직접 투자와 비전펀드를 통한 투자를 합쳐 총 91억5000만달러(약 10조7787억원)를 위컴퍼니에 투입했다. 위워크 상장 실패에 따른 기업 가치 하락으로 지난 2분기 7043억엔(약 7조47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은 “너덜너덜한 실적을 내 참담하다”며 “1981년 창업 이후 이처럼 큰 적자를 낸 것은 처음이며 조만간 태풍, 폭우가 몰아닥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현금이 2조엔을 넘지만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필요한 투자금의 일부를 은행 차입으로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은행권은 소프트뱅크의 추가 대출 요구에 신중한 반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의 금융권 부채는 5조5000억엔(약 59조515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