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성노동조합 '여성 시간제 일자리' 토론회
"압축노동에 고달픈 현실…시간제·전일제 차별 없애야"
"작년에 2개월간 전일제로 근로조건을 바꿔 근무하면서 인간다운 근로조건이 무엇인지, 4.5시간 안에 얼마나 압축노동을 해왔는지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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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전화 상담원인 김미경 씨는 19일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시간제 일자리 여성에게 선택인가? 강요인가?' 토론회에서 시간제 근무의 고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교육청 초등돌봄전담사인 홍순영 씨도 "학교 비정규직 시간제 돌봄전담사는 나쁜 일자리"라며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위해 시간제 돌봄사업을 확대하면서도 많은 여성이 하는 돌봄 노동의 전문성은 인정하지 않고, 업무를 할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이 마련한 토론회는 여성에게 집중된 시간제 일자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권혜원 동덕여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시간제 노동을 하는 여성은 임금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크다"며 "단시간 노동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도모하는 수단이 아니라 과밀 압축노동에 따라 일과 생활 사이에 갈등을 낳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여성이 노동 단절을 겪지 않으려면 전일제 노동 중심의 일 규범을 쇄신해야 한다"며 "일정 기간 시간제 근무를 한 근로자가 쉽게 전일제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혜영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연구원은 "전일제를 기본이자 중심이 되는 노동으로 인식하고, 시간제는 예외적이고 주변적인 노동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노동을 존중하는 조직 제도 설계와 문화 정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제 중심 제도와 조직 문화를 바꾸고 시간제와 전일제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시간제 일자리는 사전 분석과 평가를 통해 합리적이고 반차별적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