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감염 확진·방역 시스템 미비로 속수무책이었을 것"
北매체 "아프리카돼지열병 진단 방법 개발"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대해 침묵을 지키던 북한이 진단 방법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19일 대외선전매체 '메아리'와 조선중앙방송 등은 "세계적인 우환거리로 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유전자 분석으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5월 30일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ASF가 발병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공식 보고한 직후 ASF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단위의 방역이 진행 중이라며 확산 사실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발병 보고를 전혀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남측 정부의 방역 협력 및 지원 방안 제의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한 채 남측의 확산 상황만 집중 보도했다.

남측에서는 이전부터 ASF 유전자 분석 진단 방법을 이용해 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뒤늦게 이를 개발한 것은 최근까지 방역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학대학 교수는 "북한이 자체적인 감염 확진이 힘들고 방역 시스템도 거의 없어서 ASF에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라며 "북한 돼지가 굉장히 많이 죽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지난 9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전역에 돼지열병이 상당히 확산됐다는 징후가 있다"며 "ASF로 북한 평안북도의 돼지가 전멸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번 보도로는 북한의 방역 실태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돈양돈연구소 대표인 정현규 박사는 "이제까지 북한은 중국 등지에서 시약을 사서 진단했을 것"이라며 "이번에 북한이 시약을 생산했는지, 키트를 만들었는지 등 어디까지 개발을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태식 한돈협회장도 "북한이 공식적으로 어떻게 진단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중국과 연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동안 시약을 사 왔을지 진단 의뢰를 했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