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지지자들과 시위대들의 마찰에 경찰까지 합세하며 또다시 큰 충돌이 발생했다.

17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께 중년층 위주의 정부 지지자 100명 정도가 홈함 지역 홍콩폴리테크닉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해둔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충돌을 빚었다.

정부 지지자들의 이 같은 행동에 시위대 수십명이 캠퍼스에서 몰려나와 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벽돌을 던졌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안전상 이유로 청소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대피케 하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수차례 최루탄을 발사했다. 시위대도 벽돌과 화염병 투척으로 맞섰다.

홍콩 주요 대학 대부분에서 시위대가 철수했지만 강성 시위대 일부가 폴리테크닉대에 남아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대는 폴리테크닉대 근처에 위치한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하버 터널을 주중부터 봉쇄하고 있다.

시위가 소강상태를 보였던 16일 밤에도 폴리테크닉대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발생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16일 오후 10시15분께 경찰 수십명이 폴리테크닉대 캠퍼스에 접근해 도로 청소작업을 하자 시위대가 건물 옥상에서 화염병을 던졌다. 경찰 역시 최루탄 등을 쏘며 시위대에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최소 한 명이 고무탄에 다리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9일부터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홍콩 시위는 지난주 첫 사망자가 나오고 실탄 발사까지 이어지며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홍콩과학기술대 2학년생 차우츠록씨는 지난 8일 경찰의 최루탄을 피하려다 건물에서 떨어져 숨졌다.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21세 남성 차우씨는 11일 사이완호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13일엔 도로에 쌓인 벽돌을 치우던 70대 남성이 시위대가 던진 벽돌에 머리를 맞아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아울러 같은날 시위 현장의 15세 소년 역시 최루탄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방정훈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