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당시 양민 216명이 희생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희생자 위령비가 들어섰다.

선흘리는 15일 오전 산 22번지 반못에서 4·3희생자 위령비 제막식을 열었다.

선흘리는 지난해 3월부터 선흘리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와 '선흘리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마무리했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3.3m 높이의 위령비엔 '4·3희생자위령비'라는 글귀가 한자로 새겨졌다.

위령비 왼쪽에는 선흘리 희생자 명단을 적어놓은 비가, 오른쪽에는 김관후 시인의 '선흘곶에 우는 새'라는 시비가 세워졌다.

1948년 4·3이 몰고 온 무차별적인 학살 광풍을 피해 도틀굴, 목시물굴, 밴뱅듸굴 등으로 은신했던 선흘리 주민 216명은 영문도 모른 채 희생당했고, 살아남은 이들도 여태껏 고통 속에 지내야만 했다.

이날 제막식은 1부 봉제, 2부 제막식, 3부 해원상생굿으로 진행됐다.

제막식에서 오중배 선흘리장은 "이제 살아남은 후손들이 무고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위령비를 건립하고 제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도틀굴에서, 목시물굴에서, 엉물에서, 곶자왈에서 희생당한 영령들의 한 맺힌 이야기가 위령비를 통해 오래오래 세상에 증언되길 원한다"며 "영령들의 원통함이 선흘곶에서 평화의 불씨로 끝없이 피어나길 기원한다"고 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 유족에 대한 배보상을 주요 골자로 하는 4·3특별법 개정 등의 엄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며 힘과 지혜를 모으자고 했다.

선흘리와 선흘리 4.3희생자유족회는 매년 11월 15일에 위령제를 올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