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상한제 못 기다린다"
13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종로구 충신동 힐스테이트 창경궁의 평균 당첨 가점은 57.8점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첨 최고점은 전용 84A㎡에서 나온 77점이다. 당첨 최저점은 50점을 기록한 전용 84B㎡에서 나왔다. 이 단지는 총 221가구 중 94가구 모집에 5698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경쟁률 60.6 대 1을 기록했다.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이 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광화문·종로 등 업무지구와 가깝다는 점 때문에 30~40대 청약자가 몰렸다. 이 단지의 분양가격은 최소 주택형인 63㎡가 6억6900여만원, 최대 주택형(84㎡)이 8억6700여만원으로 모든 가구가 9억원 미만이다.
청약점수는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 84점 만점으로 구성된다. 이 단지의 평균 당첨 가점인 57.8점을 넘기려면 △부양가족 2인(15점) △무주택 기간 13년 이상(28점) △청약 통장 13년 이상 보유(15점)를 충족해야 한다. 40대 초·중반은 돼야 ‘비강남, 나홀로 아파트’ 당첨 안정권에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강남에 ‘로또 아파트’가 등장하면서 강북 아파트의 경쟁률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성북구에 분양한 465가구 소규모 단지인 ‘보문 리슈빌 하우트’의 당첨 최고점은 79점이었다. 청약 최고점(84)에 불과 5점이 부족한 점수다. 이 단지 청약 경쟁률은 47.9 대 1을 기록했고 평균 당첨 가점은 64.8점에 달했다.
총 143가구 중 27가구 모집에 2770개 청약통장이 몰려 102.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강서구 ‘마곡 센트레빌’의 평균 당첨 가점도 60점대를 기록했다. 이 단지의 당첨 최고점은 69점이다. 비강남권, 나홀로 아파트 당첨을 위해서는 60점대 청약통장이 필요한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 시장의 경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아파트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인식하는 가운데 최근 감춰둔 청약 통장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30~40대와 청약 고점자들이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고 청약에 나서고 있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