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송전탑 공사 중단이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을 짓는 일정에도 변수로 작용할지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적절한 보상을 공사 조건으로 내세운 광주 광산구 본량동 주민이 최근 송전탑 건설 현장 진입로를 농기계로 막고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주민의 집단행동으로 장비와 인력이 오가는 길이 막히면서 기초 공정 단계인 송전탑 공사가 중단됐다.
한전은 빛그린산단 전력 공급을 위한 154㎾ 규모 송전탑과 송전선로를 광산구에 건설 중이다.
송전탑이 들어서는 본량·임곡동 10여개 마을에 한전은 보상금 성격의 발전기금 제공을 약속했다.
농성에 나선 마을 주민은 한전이 제시한 발전기금 대신 도시가스 공급과 보일러 교체를 요구했는데 비용 문제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마을에는 50여 가구가 모여 살아 요구안을 수용하면 10억원 규모의 보상이 이뤄진다.
한전은 일괄적인 기준으로 보상 규모를 책정했는데 해당 마을에는 5억원 상당을 제안했다.
기준 2배에 이르는 요구안을 받아들이면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 기존 보상 조건에 동의한 마을에서도 송전탑 공사를 막아서는 집단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주민 동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한전은 법원에 공탁금을 걸고 공사를 강행할 수 있으나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빛그린산단 1공구에 들어서는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은 연내 착공해 2021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주민과 함께 송전탑 건설 대안을 찾아온 광산시민연대 관계자는 "송전탑이 다른 현장보다 가까운 데다 빛그린산단으로 들어가는 도시가스 배관이 마을을 지나고 있어 무리한 요구 조건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광산시민연대 관계자는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지중화 등 친환경 공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