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하야·국제회의 취소까지…혼돈의 라틴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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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최장수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대선 조작 의혹에 퇴진
칠레·베네수엘라도 좌우 대립 속 경제 불평등 심화로 시위 격화
중남미서 벌어지는 정치 불안이 심상치 않다.
좌우 대립 속 부정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 불평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라틴아메리카가 혼돈에 휩싸였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0일 대선 개표 조작 논란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로 중남미 국가 가운데 가장 오래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결국 하야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최소한 3명이 사망하는 등 국내 정치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14년의 통치가 막을 내린 것이다.
중남미의 온건한 사회주의 물결을 의미하는 이른바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확산하면서 등장했던 모랄레스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의 강력한 아이콘이 물러나게 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남미에서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는 볼리비아뿐만이 아니다.
칠레 역시 지난달 18일 격화된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사망 23명에 부상자도 2천500명이 넘는 것으로 칠레 적십자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칠레는 사실상 행정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급기야 이달과 다음 달 개최키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등 국제 행사를 취소하면서 국제 신인도가 하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이 소요 사태의 도화선이 됐지만, 악화하는 빈부 격차로 언제든 폭발 가능성이 내재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칠레는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며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중남미 최대 부국으로 통할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견고한 모양새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 조사 결과 2017년 기준 상위 1%의 부자들이 부의 26.5%를 차지하는 등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안이 잠복해 있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지난해 대선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야당과 이에 동조하는 시위대가 정권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 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여기에 알레한드로 히아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 당선인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양국이 주재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세계 최대 석유 자원 부국이지만 포퓰리즘과 정권 부패 문제가 심화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남미 에콰도르에서도 지난달 초 정부가 유류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석유 가격이 오르자 빈곤층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인 키토 대신 과야킬로 정부 기능까지 일시 이전할 만큼 혼란이 벌어졌으며,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유류 보조금 폐지 정책을 백지화하면서 열흘 넘게 이어진 시위가 가까스로 진정됐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된 후 정치 활동을 본격 재개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우파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맞서 룰라 전 대통령이 좌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반정부 시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칠레·베네수엘라도 좌우 대립 속 경제 불평등 심화로 시위 격화
중남미서 벌어지는 정치 불안이 심상치 않다.
좌우 대립 속 부정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 불평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라틴아메리카가 혼돈에 휩싸였다.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0일 대선 개표 조작 논란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로 중남미 국가 가운데 가장 오래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결국 하야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로 최소한 3명이 사망하는 등 국내 정치가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14년의 통치가 막을 내린 것이다.
중남미의 온건한 사회주의 물결을 의미하는 이른바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확산하면서 등장했던 모랄레스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라틴아메리카에서 좌파의 강력한 아이콘이 물러나게 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중남미에서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라는 볼리비아뿐만이 아니다.
칠레 역시 지난달 18일 격화된 시위가 3주 넘게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사망 23명에 부상자도 2천500명이 넘는 것으로 칠레 적십자 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칠레는 사실상 행정 마비 상태에 이르렀고, 급기야 이달과 다음 달 개최키로 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등 국제 행사를 취소하면서 국제 신인도가 하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이 소요 사태의 도화선이 됐지만, 악화하는 빈부 격차로 언제든 폭발 가능성이 내재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칠레는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며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중남미 최대 부국으로 통할 정도로 외견상으로는 견고한 모양새를 기록했다.
그러나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 조사 결과 2017년 기준 상위 1%의 부자들이 부의 26.5%를 차지하는 등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불안이 잠복해 있었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지난해 대선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야당과 이에 동조하는 시위대가 정권 퇴진과 재선거를 요구 하면서 정국은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여기에 알레한드로 히아마테이 과테말라 대통령 당선인이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양국이 주재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세계 최대 석유 자원 부국이지만 포퓰리즘과 정권 부패 문제가 심화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남미 에콰도르에서도 지난달 초 정부가 유류 보조금을 폐지하면서 석유 가격이 오르자 빈곤층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수도인 키토 대신 과야킬로 정부 기능까지 일시 이전할 만큼 혼란이 벌어졌으며, 레닌 모레노 대통령이 유류 보조금 폐지 정책을 백지화하면서 열흘 넘게 이어진 시위가 가까스로 진정됐다.
한편 브라질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8일 석방된 후 정치 활동을 본격 재개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우파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맞서 룰라 전 대통령이 좌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반정부 시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