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하던 박민우 밀어붙인 김경문…박민우 쐐기 적시타로 부응
"타자들이 자신감 가져야 강팀"…"박병호도 기다리면 충분히 회복"

뚝심의 김경문 감독 "9회 공격 박민우, 대타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선수를 신뢰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사령탑 시절 '믿음의 야구'로 팀을 강하게 만들었다.

선수가 부진에 빠졌다고 해서 곧바로 기회를 박탈하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팀을 단련시켰다.

김 감독의 철학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C조 예선 2차전 캐나다와 경기에서도 빛났다.

대표팀은 2-1로 쫓긴 9회 초 2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마침 타석엔 박민우가 들어섰다.

박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상무와 연습경기, 푸에르토리코와 두 차례 평가전, 프리미어12 호주와 예선 1차전에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독이라면 대타를 고심할 법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박민우를 그대로 밀어붙였다.

박민우는 김 감독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천금 같은 쐐기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대타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중심타자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최근 부진한 4번 타자 박병호도 거론했다.

김 감독은 "박병호도 기다린다면 충분히 회복할 것"이라며 신뢰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이날 선발 등판해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김광현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상대 선발 투수가 분석한 내용보다 제구력이 좋아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는데, 김광현이 든든하게 버티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며 "김광현은 경기 초반 주심이 교체되는 변수도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승부처였던 8회부터 상대 타선을 틀어막은 조상우도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조상우를 9회에 쓰고 싶진 않았지만, 쫓기는 상황이라 밀어붙였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조상우가 잘 막았다.

팀이 강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8일 같은 장소에서 쿠바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인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한 뒤 선발투수로 박종훈을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