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 사장 "전체 브랜드 개편 추진…미술관 이름 변경 검토"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정체성 확립…기획전시 확대"
세종문화회관이 대관 전시를 줄이고 자체 기획전시를 확대하는 등 미술관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6일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은 그동안 동호회나 개인전 등 대관 전시 비중이 약 80%를 차지하며 미술관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전시공간에 머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술관 정체성 형성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한 세종문화회관은 고유 콘텐츠를 개발해 미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공 미술관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한복판의 세종문화회관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가야 한다"며 "그러려면 미술도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는 자체 기획전시를 6개로 늘릴 예정"이라며 "소장품을 구매할 여건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부분들을 통해 미술관의 역할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세종미술관은 기획전시의 세 가지 주요 방향으로 컬렉터, 중견작가, 청년작가를 잡았다.

먼저 컬렉터에 대한 역할을 재정립하고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끌어내고자 컬렉터의 수집품을 선보인다.

그 시작으로 한국 미술을 오랫동안 지원해온 컬렉터인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의 수집품을 전시 중이다.

또한 기존 작가 지원 제도나 정책이 청년 작가에게만 치중된 점을 고려해 중견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획 전시도 이어갈 예정이다.

제여란, 이민혁, 샌정, 이탈, 이경호 작가 5명이 참여한 '세종 카운터 웨이브-내재된 힘 展'이 다음 달 15일까지 열린다.

오는 20일 선보이는 '2019 COA 프로젝트 초록과 황금의 나라'는 청년 작가들에게 여행을 통해 더 다채로운 작업 기회를 제공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한다.

그 외 내년에는 어린이 콘텐츠와 다원예술프로젝트 등 다양한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은 미술관 이름 변경을 포함한 브랜드 개편 작업도 추진 중이다.

미술관을 비롯한 공간과 CI(기업 아이덴티티), BI(브랜드 아이덴티티), 굿즈 등 전체 브랜드 체계를 손보는 작업이다.

김성규 사장은 "내년에 좀 더 젊은 층에 친숙하도록 전체 브랜드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면서 미술관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연말부터 용역을 시작해 내후년에는 바꿀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미회계법인 대표로 재직하면서 문화예술분야 컨설턴트로 활동한 문화예술경영 전문가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임명됐다.

그는 "임기 3년 동안은 세종미술관이 미술관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들을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세종문화회관이 미술계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지, 우리만의 것이 무엇일지 고민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