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과 민족문화유산연구원(원장 한성욱)은 사적 제68호인 '강진 고려청자 요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초벌구이 전용 가마와 1천㎡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고려청자 선별장, 청자 제작 과정을 알려주는 공방터와 축대, 담장 등을 발견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가 이뤄진 지역은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 고려청자박물관 서쪽으로, 12세기부터 14세기까지 명품 고려청자를 생산한 곳이다.
타원형 가마는 길이가 2.7m, 폭은 2.26m이다.
벽돌과 기와로 가마를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며, 도자기 조각과 목탄 등이 출토됐다.
청자는 보통 두 차례 구워 생산하는데, 1차 초벌구이는 연소 온도가 700도 전후다.
권혁주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책임조사원은 "중국 북송과 남송 시기 가마 중에 만두처럼 생긴 타원형 가마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며 "타원형 가마의 정확한 조성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청자는 보통 길쭉한 오름가마인 등요에서만 제작했다고 알려졌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만두요 주변에 다른 가마가 있는지 등을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64년부터 발굴한 기와 건물터 배후에 존재하는 대규모 청자 선별장도 찾았다.
선별장에는 고려청자 전성시대에 만든 청자 조각 수만 점이 퇴적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 제65호 '청자 기린형뚜껑 향로'와 형태가 유사한 청자 조각, 청자 막새기와는 물론 형태가 비교적 온전한 접시, 그릇, 매병 등 다양한 청자가 나왔다.
권 조사원은 "여러 가마에서 제작한 고려청자를 선별한 뒤 폐기한 장소로 보인다"며 "청자를 만들 때 덮는 그릇인 갑발 조각이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큰 도자기 선별장이 국내에서 확인된 적은 없다"며 "이번 조사로 고려청자 생산 체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