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WTO 기준 36배
3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약 30여 편의 항공기가 뉴델리 착륙을 포기하고 다른 도시로 종착지를 변경했다. 초미세먼지로 인한 스모그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수를 돌린 것이다.
이날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900㎍/㎥를 나타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기준인 25㎍/㎥의 36배에 이른 수준이다.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되는 500㎍/㎥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 기록(일평균 기준)은 지난 3월 서울에서 기록된 144㎍/㎥다. 중국에서도 심한 경우가 ㎥당 400~500㎍ 정도다. 인도 보건당국은 지난 1일 뉴델리에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시민을 대상으로 외출·외부활동 자제령, 휴교령, 공사 중단령 등을 내렸다.
뉴델리가 스모그로 몸살을 앓는 건 지형적 요인이 크다. 분지 지형이기 때문에 자동차와 공장 등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특히 매년 11월이 되면 뉴델리 인근 농가가 수확을 끝낸 농작물을 태우면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