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기술 덜 보유한 노동자,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릴 것"

저우샤오촨(周小川) 전(前) 중국 인민은행 총재 겸 은행장이 중국 정부에 대해 앞으로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소득 불평등이 커질 것이라면서 대비책 마련을 촉구했다.

저우 전 총재는 지난 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글로벌 과학 기술 발전 및 거버넌스 포럼'에서 보다 많은 사람이 AI와 같은 신기술로 인한 변화 때문에 공업 및 제조업 분야로부터 '이동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 前총재 "AI로 소득격차 커질 것…대비책 세워야"
현재 중국금융학회장을 맡고 있는 저우 전 총재는 "평범한 직업들은 로봇들이 차지하게 되지만, 고도의 재능이 사회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술을 덜 보유한 노동자들은 기계에 의해 대체되지는 않더라도, 낮은 임금을 받는 직업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면서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우 전 총재는 AI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면서 소득 분배를 위한 과세 정책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영 자문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중국의 금융 산업 종사자 230만명이 AI 기술 발전에 따라 직업을 잃거나,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우 전 총재의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 AI 분야의 주도권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은 오는 2030년 세계 1위의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2017년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과 비교해 'A1의 석유'로 불리는 데이터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온라인 이용자를 보유한 데다 중국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대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저우 전 총재는 2002년부터 2018년까지 16년간 인민은행 총재 겸 은행장을 지내면서 중국의 외환 정책을 책임져 '미스터 런민비(위안)'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인민은행장 퇴임 후에는 보아오포럼 부이사장, 중국금융학회장을 맡으면서 대내외적으로 중국 경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