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관 날개달며 격 높아지는 비건, 북미 비핵화 협상 힘 실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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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별대표 겸직은 이례적…'비핵화 진전' 트럼프 의지 반영
돌파구 모색·체급상향 등 다목적 포석…업무 많아져 '北집중 어려워' 우려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부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바로 밑 2인자의 막강한 자리로, 외신들은 비건 대표가 부장관을 맡더라도 대북특별대표 직을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트윗을 통해 비건 대표가 "북한 관련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대표였고 계속 그럴 것"이라며 겸직을 사실상 확인했다.
그가 상원의 인준절차를 거쳐 임명되면 결과적으로 대북 협상의 실무 책임자가 부장관으로 격상되는 셈이 된다.
한 소식통은 "국무부 부장관이 특정 국가와의 협상 대표를 겸직하는 일은 매우 희귀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부장관과 특별대표직 겸직은 비건 대표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이는 내년 대선을 1년가량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가 시급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성사 가능성이 높은 카드라고 판단한 결과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노선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론에 직면해 있다.
또한 비건이 1년 넘게 대북특별대표를 담당하며 비핵화 협상의 핵심적 역할을 해온 전문가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비건 대표는 작년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는 국면인 작년 8월말 특별대표를 맡은 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실무협상,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며 북한과의 협상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비건 대표가 몇 달 간 교착상태에 처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 외교 정책의 핵심 우선순위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개하는 노력의 선두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비건의 부장관 지명은 협상 교착상태를 뚫기 위한 카드로도 여겨진다.
북미는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어렵사리 재개했지만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고 북한이 주장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결렬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비건이 부장관과 특별대표직을 겸임한다면 상당한 힘이 실리는 모양새가 된다.
AFP통신은 북측 인사들이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실무를 담당한 비건 대표가 냉대를 받아 왔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실무협상팀 수준의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팀의 급을 높여 변화를 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것일 수 있다.
현재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북측 협상 수석대표는 베트남 대사를 지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로,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과는 급이 맞지 않는다.
직급으로만 따지자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같은 위치다.
결국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실세인 최 제1부상을 협상장으로 직접 끌어낸 뒤 북미 정상의 신뢰를 각각 받고 있는 비건-최선희 라인을 가동해 협상 속도를 높이려는 판단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 상원 출마를 결정할 경우 비건 대표가 국무장관 대행을 맡을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와 별개로 비건 대표 스스로도 비핵화 협상에 강한 애착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대사 내정설이 돌던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서의 외교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관련해 진전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이날 백악관의 지명발표 3시간 전쯤 비건 대표를 면담한 뒤 "자기의 신분이 어떻게 되든지에 관계없이 북한 핵 문제는 계속 다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시점이면 비건 대표가 지명자 발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비건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는 한 소식통은 "비건 대표는 자리에 대한 공명심을 떠나 어떻게든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소명감이 매우 커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장관을 맡을 경우 업무 범위가 지금보다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비건 대표가 북한 문제에만 신경을 집중하긴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장관은 국무장관과 함께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현안의 조율과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만큼 이전에 비해 북한에 대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 관장하겠지만 일상적인 관리 업무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담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돌파구 모색·체급상향 등 다목적 포석…업무 많아져 '北집중 어려워' 우려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됨에 따라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부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바로 밑 2인자의 막강한 자리로, 외신들은 비건 대표가 부장관을 맡더라도 대북특별대표 직을 유지한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트윗을 통해 비건 대표가 "북한 관련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대표였고 계속 그럴 것"이라며 겸직을 사실상 확인했다.
그가 상원의 인준절차를 거쳐 임명되면 결과적으로 대북 협상의 실무 책임자가 부장관으로 격상되는 셈이 된다.
한 소식통은 "국무부 부장관이 특정 국가와의 협상 대표를 겸직하는 일은 매우 희귀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부장관과 특별대표직 겸직은 비건 대표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게 외교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이는 내년 대선을 1년가량 앞두고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가 시급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성사 가능성이 높은 카드라고 판단한 결과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 노선과 상당한 괴리가 있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오히려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론에 직면해 있다.
또한 비건이 1년 넘게 대북특별대표를 담당하며 비핵화 협상의 핵심적 역할을 해온 전문가라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비건 대표는 작년 6월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는 국면인 작년 8월말 특별대표를 맡은 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실무협상, 10월 초 스톡홀름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북한을 향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며 북한과의 협상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해 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비건 대표가 몇 달 간 교착상태에 처한 듯한 트럼프 대통령 외교 정책의 핵심 우선순위인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개하는 노력의 선두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비건의 부장관 지명은 협상 교착상태를 뚫기 위한 카드로도 여겨진다.
북미는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어렵사리 재개했지만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고 북한이 주장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바람에 결렬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비건이 부장관과 특별대표직을 겸임한다면 상당한 힘이 실리는 모양새가 된다.
AFP통신은 북측 인사들이 북미 정상 간 직접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어 실무를 담당한 비건 대표가 냉대를 받아 왔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실무협상팀 수준의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협상팀의 급을 높여 변화를 꾀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긴 것일 수 있다.
현재 비건 대표의 카운터파트인 북측 협상 수석대표는 베트남 대사를 지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로, 국무부 2인자인 부장관과는 급이 맞지 않는다.
직급으로만 따지자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같은 위치다.
결국 미국이 비핵화 협상의 실세인 최 제1부상을 협상장으로 직접 끌어낸 뒤 북미 정상의 신뢰를 각각 받고 있는 비건-최선희 라인을 가동해 협상 속도를 높이려는 판단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내년 상원 출마를 결정할 경우 비건 대표가 국무장관 대행을 맡을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와 별개로 비건 대표 스스로도 비핵화 협상에 강한 애착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러시아 대사 내정설이 돌던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서의 외교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관련해 진전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혁 주미대사도 이날 백악관의 지명발표 3시간 전쯤 비건 대표를 면담한 뒤 "자기의 신분이 어떻게 되든지에 관계없이 북한 핵 문제는 계속 다루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 시점이면 비건 대표가 지명자 발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수도 있다.
비건 대표를 만난 적이 있는 한 소식통은 "비건 대표는 자리에 대한 공명심을 떠나 어떻게든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소명감이 매우 커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장관을 맡을 경우 업무 범위가 지금보다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비건 대표가 북한 문제에만 신경을 집중하긴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장관은 국무장관과 함께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현안의 조율과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만큼 이전에 비해 북한에 대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비건 대표가 북한과의 협상을 계속 관장하겠지만 일상적인 관리 업무는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담당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