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부회장, 구글·넷플릭스·엔비디아 방문해 협력 방안 논의
LG유플러스 "연내 5G 콘텐츠·플랫폼 수출"…국내 이통사로 처음
LG유플러스가 국내 이동통신사로는 처음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콘텐츠와 플랫폼을 수출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올해 중 5G 콘텐츠·플랫폼 수출이 처음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G 콘텐츠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콘텐츠와 아이돌 공연 등을 말하며, 5G 플랫폼은 이런 콘텐츠는 물론 야구·골프 경기의 특정 장면을 360도 전(全)방위에서 촬영해 중계하는 솔루션을 가리킨다.

LG유플러스는 이미 만들어진 5G 전용 콘텐츠가 시장에 없다 보니 자체 스튜디오를 지어 오리지널 5G 콘텐츠를 제작했고 이 과정에서 제작 노하우도 구축했다.

수출 대상은 동남아시아 지역 주요 이통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부회장은 26∼27일 이틀간 실리콘밸리를 찾아 LG유플러스와 협력하고 있는 검색엔진 업체 구글과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를 방문했다.

엔비디아에서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에게서 기업의 현재와 미래 서비스 특징에 대해 설명 듣고, 지난달 말 국내에 선보인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나우'에 대한 한국 시장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지포스나우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국 상황을 소개했다.

하 부회장은 또 앞으로 5G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사업에서 엔비디아와의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지포스나우 공식 상용화 시점에 맞춰 젠슨 황이 한국을 방문할 것을 제안했다.

구글과의 미팅에서는 공동 진행 중인 콘텐츠 분야 투자 등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구글과 VR 콘텐츠 제작 협력계획을 발표한 뒤 엑소·청하 등이 출연하는 K-팝 콘텐츠를 시범 제작해왔고 이번에 이를 시연했다.

하 부회장은 "5G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고 특히 VR·AR은 LG유플러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영국 브리티시텔레콤과 보다폰 등 세계 각국의 통신 사업자들이 우리의 네트워크와 요금제, AR·VR 서비스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를 방문한 통신사는 이들 외에도 일본 KDDI, 핀란드 엘리사, 중국 차이나텔레콤 등 20여 곳에 달한다.

하 부회장은 이동통신 시장의 고질적인 고객 뺏기 식 점유율 경쟁 대신에 5G만이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서비스로 경쟁하고 이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LTE에서는 얼마나 빨리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 5G는 고객과 쌍방향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체험을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또 IPTV(인터넷TV)와 케이블TV, 초고속 인터넷 등 미디어와 통신 간 융합·기술 시너지가 중요하다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사업자와 파트너 관계를 맺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넷플릭스 등과의 협업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것이다.

하 부회장은 또 최근 사내에 20여명의 정예 드림팀을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비임원급 젊은 직원들로 짜인 이 팀은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미래 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하게 된다.

일체의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보고 시한도 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LTE 시절 21% 수준이었던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5∼6월 3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지금은 26% 선이다.

하 부회장은 "4분기에 AR·VR 기반의 5G 서비스 2.0과 VR 클라우드 게임 등을 출시해 서비스 경쟁을 선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5G, 클라우드, 미디어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벤처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4분기에 출시할 서비스로는 ▲ AR과 동작인식 기능을 활용해 운동법을 코치해주는 'AR 홈트레이닝' ▲ TV의 홈쇼핑 방송을 인식하고 스마트폰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하게 해주는 'AR 쇼핑' ▲ 고화질 멀티뷰 게임 중계와 타임머신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 방송' 등이 있다.

또 엔비디아와 협업해 5G 스마트폰과 PC에서 다운로드 없이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을 선보이고, 롯데월드와 제휴해 무선 HMD(헤드셋)만으로 고사양의 실감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VR 클라우드 게임'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올해 LG그룹 벤처캐피털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AR 스타트업 '8i', '아이캔디랩', '스페셜'과 VR 스타트업 '어메이즈VR', 미디어 스타트업 '4D 리플레이' 등 5개 사에 약 90억원을 투자하고 5G 서비스·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