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로왕은 아차성에서 참살됐고, 백제는 한성 남쪽 지방인 웅진으로 천도했다.
백제는 두 번째 수도로 왜 웅진, 즉 충남 공주를 택했을까.
그 실마리를 파악할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은 문화재가 공주 수촌리 유적(사적 제460호)이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백제의 웅진 천도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한 '한성에서 웅진으로' 전시 첫 주제로 수촌리 유적을 택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27일 개막한 '공주 수촌리' 특별전은 공주시,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며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공주 도심 북쪽에 있는 수촌리 유적은 2002년 의당농공단지 조성을 위한 지표조사 중에 유물이 확인됐고, 이듬해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백제 고분 6기에서 금동관모와 금동신발, 금제귀걸이,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큰칼), 중국제 자기가 발견됐다.
학계에서 무령왕릉 발굴 이후 가장 중요한 백제 고분 조사 성과로 주목받은 수촌리 유적이 관심을 끈 또 다른 이유는 조성 시기였다.
수촌리 고분은 백제가 한성에 도읍을 둔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됐다.
천도 이전 이미 공주에 각종 위세품을 묻을 정도로 강한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전시는 수촌리 유적이 지닌 이 같은 역사적 의미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시 공간은 '금강 유역 세력의 성장', '웅진 천도의 중심세력, 공주 수촌리', '웅진 천도 배경과 과정'으로 구성된다.
출품 자료는 209건, 775점이다.
주요 출토품인 금동관모와 금동신발도 나온다.
박물관 관계자는 "수촌리 유적과 관련된 사람들은 웅진 천도의 주요 조력자였을 것"이라며 "전시를 통해 수촌리의 지리적 입지와 문화적 발전상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 나성리 유적, 천안 용원리 유적, 서산 부장리 유적도 '한성에서 웅진으로'라는 큰 주제 아래에 전시로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