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유럽, 누가 사우디 공격했는지 모르더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유럽 측도 공격 주체를 정확히 몰랐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24일 유엔총회에 참석해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과 모두 만났다.

그는 27일 테헤란으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유엔총회장에서 몇몇 유럽 정상에게 어떤 증거와 근거로 사우디 공격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느냐고 물었다"라며 "증거가 있다면 나도 필요하니 보내 달라고 솔직하고 단호하게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대답하기를 '그 사건을 조사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예멘군(반군)의 공격 능력이 그럴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근거했다'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그 답을 들은 내가 '좋다.

예멘군(반군)이 그런 공격력이 없다고 치자. 그럼 누가 공격했느냐'라고 물었더니 유럽 정상들이 '모른다.

공격이 예멘이 있는 남쪽이 아닌 북쪽 또는 서쪽에서 시작됐다'라고만 답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에게 '당신이 무기를 파는 예멘의 적(사우디)의 전투력은 잘 알겠지만 소위 '후티'로 부르는 예멘군(반군)의 능력은 잘 모른다'라고 지적했다"라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에게 '근거 없는 의혹 제기의 결과가 무엇인지 아느냐, 혼돈과 분열의 불꽃이 중동에 퍼지는 것이다'라고 했더니 대답을 못하더라"라며 "테헤란에서 기다릴 테니 증거를 보내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14일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 2곳이 공중 공격을 받아 사우디의 산유량 절반이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예멘 반군은 이 공격의 주체를 자처했지만 사우디와 미국은 이란을 공격의 배후 또는 주체로 지목했다.

영·프·독 3개국 정상은 24일 유엔총회에서 만나 이 공격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