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극장개봉으로 일급 감독 끌어들이고 영화업계와 긴장 피하려는 것"
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 중인 애플이 장편 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작한 영화를 애플의 스트리밍 TV '애플 TV+'에서 상영하기 전에 극장에 건다는 것이다.

WSJ은 "애플이 할리우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WSJ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애플이 자사 영화를 애플 TV+에 올리기 전에 몇 주간 극장에서 상영하는 전통적인 극장 개봉 계획을 영화관 체인들에 제안하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임원들과 상담도 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전략은 이를 통해 일급 영화감독과 제작자를 끌어들이고, 할리우드의 또 다른 신예 넷플릭스가 만들어놓은 영화업계와의 긴장을 피하려는 것이기도 하다고 WSJ은 전했다.

넷플릭스는 통상 극장주들에게 자사 영화를 스트리밍 서비스와 동시에 개봉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영화는 주요 상영관에 걸리는 데 제약이 있었다.

개봉관들은 보통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뒤 약 석 달간 온라인에 올라오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WSJ은 애플의 전략이 넷플릭스보다 또 다른 스트리밍 사업자인 아마존 쪽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 같은 영화에 석 달간 극장 독점상영 기간을 주기도 했다.

애플이 극장에서 개봉하려는 주요 영화 중에는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온 더 록스'(On the Rocks)가 있다.

소피아 코폴라는 '대부', '지옥의 묵시록' 등을 감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이다.

빌 머리와 라시다 존스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칸 영화제 같은 주요 행사에서 처음 공개한 뒤 2020년 중반께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은 또 '엘리펀트 퀸'이란 코끼리 소재 다큐멘터리의 개봉을 놓고도 극장 관계자들과 협상하고 있다.

애플은 다만 돈을 벌기보다는 화려한 극장 개봉을 통해 명성과 브랜드를 가꾸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이 매체는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WSJ은 애플의 이런 접근이 정보기술(IT) 기업과 콘텐츠 공룡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놓고 경쟁 관계에 놓이면서 저울질하고 있는 가격이나 이용 시기 등의 복잡한 균형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