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이 모두에게 같은 길 안내하면 車 몰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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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에 대한 궁금증 '국민 내비' 티맵에 물어보니…
주말 나들이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나들이를 계획하며 챙기는 필수품이 내비게이션이다. 낯선 여행지로 가는 길은 물론 도착 예상시간을 알려줘 보다 치밀한 여행 계획을 짤 수 있게 도와준다. 때론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길로 갔으나 막히기도 하고, 도착 예상시간이 확 늘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면 꽉 막힌 도로에 갇힌 채 드는 의문이 있다. ‘모두에게 똑같은 길을 알려줘 막히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왜 도착 예상시간이 달라진 걸까?’
이런 궁금한 점을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T맵’ 사업팀에 물어봤다. T맵의 월평균 실사용자는 지난달 처음으로 1200만 명을 돌파, 1250만 명을 기록했다. ‘내비게이션 정체’는 없다
이용자 모두에게 똑같은 길을 안내하면 그 길로 몰려 결국 막히지 않을까. 업계에선 이런 현상을 ‘내비게이션 정체’라고 표현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비게이션 정체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100대 차량이 동시에 한꺼번에 출발지 광화문, 도착지 강남역을 입력하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이용자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지 않으므로 1차 분산 효과가 있다. T맵이 5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면 2차 경로 분산이 일어난다. 이종갑 SK텔레콤 T맵사업팀장은 “5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경로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5분마다 특정 도로가 막히는지 감지해 다른 경로로 안내한다는 설명이다.
1세대 내비게이션은 최단거리로 안내했다.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가장 짧은 길을 계산했다. 2세대는 최소 시간이 걸리는 길을 알려줬다. 최소 시간이 걸리는 경로는 때론 납득하기 어려웠다. 서울 광화문에서 건대입구로 이동하는 데 길이 막힌다고 한강 교량을 두 번 건너게 하기도 했다.
2.5세대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최적길’이 나왔다. SK텔레콤이 2002년 선보인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네이트 드라이브’(T맵 과거 서비스명)가 최적길의 초기 버전이다. 최적길은 최단거리와 소요시간은 물론 도로등급(큰길, 샛길), 회전수, 통행요금, 실시간 교통정보 등 다양한 요소에 가중치를 매긴 뒤 이를 반영해 계산한다.
도착시간이 예상과 다른 이유
T맵은 2013년 도착 예상시간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1시간 후, 2시간 후, 특정 시간 등에 출발할 때 얼마나 걸리는지 예측해 알려준다. 이를 계산하기 위해선 실시간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미래 특정 시간의 교통정보도 필요하다. 미래 특정 시간의 교통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T맵은 과거 경로(패턴) 데이터를 활용한다. 구간별, 요일별 지난 다섯 분기 동안 생성된 경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적용해 도착 예상시간을 계산한다.
출발지 서울, 도착지 부산을 입력하면 서울부터 수원까지는 실시간 교통정보 가중치를 높게, 수원 이후부터는 과거 경로 데이터의 가중치를 높게 매겨 경로를 도출한다. 서울에서 수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실시간 교통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면밀하게 예측해 계산해도 틀리는 경우가 있다. 사고나 긴급 도로공사 등은 예측할 길이 없다.
김상윤 T맵 사업팀 매니저는 “도착 예상시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200만 건의 데이터를 확인하는데, 평균 정확도가 89%”라며 “30% 이상 오차가 크게 발생하는 구간은 따로 뽑아 원인을 조사하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길 반영한 경로 내년 도입”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개인화 서비스가 많지만 내비게이션엔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추천해주는 길을 무시하고 다른 길로 가도 경로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내년 초 이용자가 반복해서 선호하는 길로 가면 이를 반영해 길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경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이용자가 가장 크게 기여한다. 한 이용자가 특정 구간에서 좌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데이터를 생성하면 이후 이 교차로를 지나가는 이용자의 경로 계산에 반영한다. 이 팀장은 “국내 최다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빅데이터가 쌓여 가장 정확한 경로로 안내할 수 있다”며 “최다 이용자가 T맵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이런 궁금한 점을 국내 1위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T맵’ 사업팀에 물어봤다. T맵의 월평균 실사용자는 지난달 처음으로 1200만 명을 돌파, 1250만 명을 기록했다. ‘내비게이션 정체’는 없다
이용자 모두에게 똑같은 길을 안내하면 그 길로 몰려 결국 막히지 않을까. 업계에선 이런 현상을 ‘내비게이션 정체’라고 표현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내비게이션 정체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100대 차량이 동시에 한꺼번에 출발지 광화문, 도착지 강남역을 입력하는 경우는 드물다. 모든 이용자가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지 않으므로 1차 분산 효과가 있다. T맵이 5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면 2차 경로 분산이 일어난다. 이종갑 SK텔레콤 T맵사업팀장은 “5분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해 자연스럽게 경로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5분마다 특정 도로가 막히는지 감지해 다른 경로로 안내한다는 설명이다.
1세대 내비게이션은 최단거리로 안내했다.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가장 짧은 길을 계산했다. 2세대는 최소 시간이 걸리는 길을 알려줬다. 최소 시간이 걸리는 경로는 때론 납득하기 어려웠다. 서울 광화문에서 건대입구로 이동하는 데 길이 막힌다고 한강 교량을 두 번 건너게 하기도 했다.
2.5세대에 이르러서야 지금의 ‘최적길’이 나왔다. SK텔레콤이 2002년 선보인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네이트 드라이브’(T맵 과거 서비스명)가 최적길의 초기 버전이다. 최적길은 최단거리와 소요시간은 물론 도로등급(큰길, 샛길), 회전수, 통행요금, 실시간 교통정보 등 다양한 요소에 가중치를 매긴 뒤 이를 반영해 계산한다.
도착시간이 예상과 다른 이유
T맵은 2013년 도착 예상시간을 안내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1시간 후, 2시간 후, 특정 시간 등에 출발할 때 얼마나 걸리는지 예측해 알려준다. 이를 계산하기 위해선 실시간 교통정보뿐만 아니라 미래 특정 시간의 교통정보도 필요하다. 미래 특정 시간의 교통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T맵은 과거 경로(패턴) 데이터를 활용한다. 구간별, 요일별 지난 다섯 분기 동안 생성된 경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의 기술을 적용해 도착 예상시간을 계산한다.
출발지 서울, 도착지 부산을 입력하면 서울부터 수원까지는 실시간 교통정보 가중치를 높게, 수원 이후부터는 과거 경로 데이터의 가중치를 높게 매겨 경로를 도출한다. 서울에서 수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실시간 교통 상황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렇게 면밀하게 예측해 계산해도 틀리는 경우가 있다. 사고나 긴급 도로공사 등은 예측할 길이 없다.
김상윤 T맵 사업팀 매니저는 “도착 예상시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200만 건의 데이터를 확인하는데, 평균 정확도가 89%”라며 “30% 이상 오차가 크게 발생하는 구간은 따로 뽑아 원인을 조사하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길 반영한 경로 내년 도입”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개인화 서비스가 많지만 내비게이션엔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추천해주는 길을 무시하고 다른 길로 가도 경로 계산에 반영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내년 초 이용자가 반복해서 선호하는 길로 가면 이를 반영해 길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경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는 이용자가 가장 크게 기여한다. 한 이용자가 특정 구간에서 좌회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 데이터를 생성하면 이후 이 교차로를 지나가는 이용자의 경로 계산에 반영한다. 이 팀장은 “국내 최다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만들어내는 빅데이터가 쌓여 가장 정확한 경로로 안내할 수 있다”며 “최다 이용자가 T맵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