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호 中연변대 교수, 국립국악원 학술회의서 북한 성악 특징 설명
"김정일이 제시한 '민족성악' 스타일…두성 위주 서양보다 깊이·유연성은 떨어져"
"北 성악은 구강·비강 공명에 중점 둔 밝은 음색 추구"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15년 만에 남한을 찾은 북한예술단 공연은 숱한 이슈를 뿌렸다.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에서 이선희 'J에게'까지 익숙한 선곡은 남북이 같은 언어를 공유한다는 동질감을 안겼지만, 사뭇 다른 창법으로 문화적 거리감도 깨닫게 했다.

신광호 중국 연변대학교 교수는 26일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북한의 민족음악이론' 학술회의에 참석해 북한 성악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신 교수는 북한 성악을 민족성악(민성), 서양성악(양성), 대중가요로 분류하고, 이 가운데 민족성악이 가장 중요한 위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근거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91년 7월 발표한 '음악예술론'을 제시했다.

김정일은 책에 "발성에도 민족적 특성이 있다", "성악을 주체적으로 발전시키려면 발성법과 창법에서 우리식 요구를 구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소리를 아름답게 내는 것은 음악형상에서 민족적 정서를 구현하기 위한 요구일 뿐만 아니라 인민의 미감을 진실하게 반영하기 위한 요구"라고 안내했다.

신 교수는 "민족성악은 밝은 음색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추구한다"며 "구강과 비강의 공명에 큰 비중을 둬, 서양 성악에 비해 두성 공명을 위주로 한 넓은 음역이 중시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밝은 음색 얻기는 밝고 아름다운 소리 획득에는 많은 이점이 있겠으나 소리의 깊이나 부드러움, 유연성, 풍부함 등에서 불리한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북한 성악 예술의 이해를 도울 다양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신호 전 연변대 예술학원 원장은 북한과 중국의 민요 조식을 비교했고, 박영춘 연변대 교수는 북한 민족 화성의 형성원리를 소개했다.

김리화 일본 도쿄외국어대 교수는 북한의 예술공연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국의 햇빛 아래', '오! 눈보라 눈보라',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 등에 관해 발표했다.

임재원 국립국악원장은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북한 민족예술의 전승과 변천 과정을 검토하고 이해하는 작업은 앞으로 본격 진행될 남북교류와 통일을 대비한 소중한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北 성악은 구강·비강 공명에 중점 둔 밝은 음색 추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