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전문가가 쓴 정약용 이야기…'그때도 다산, 지금도 다산'

"자네 시대의 좌우(左右)에도 수구노론(守舊老論)은 있다고 보네. 사람들이 이념이라는 낡은 사고에 집착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변화가 두렵다.

나는 거부한다'는 몸부림과도 같은 것이네. 변화를 두려워하는 노론이 나를 유배지로 몰았던 것처럼 말일세. 자네 시대에도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실학의 열린 사고를 거부하고 이성이 마비돼버린 '집단사고(이념)'로 하루하루 근근이 버티는 거라네."
대한민국 살림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에서 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금융전문가 정원동은 다산 정약용이 만약 지금도 살아서 우리 곁에 있다면 대한민국 현주소를 이처럼 평가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도서출판 북그루에서 펴낸 저서 '그때도 다산, 지금도 다산'을 통해서다.

위정자들의 부정부패와 당파 싸움, 지배층의 백성 착취가 만연했던 조선 후기, 다산은 격동기에 혹독한 유배 생활까지 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고민과 애국애민 정신을 놓지 않았다.

그는 당시 후진적인 국가와 백성의 계몽 및 부흥, 미래 신수종 산업 모색, 법치와 질서 확립 등에 노력한 선각자였으며, 청렴한 공직자의 표상이었다.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철인(哲人)이었고 실사구시를 부르짖은 과학자이자 실학자이면서 문학가, 의학자, 정치가, 개혁가였다.

그래서 다산은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천재 중 한 명으로 추앙받고 서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도 비견된다.

다산이 지금 대한민국을 본다면 뭐라고 말할까
저자 정원동은 이런 다산의 철학과 사상, 유산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공직자, 정치인, 기업가 등 리더 그룹이 이어받아야 할 다산 정신을 일깨운다.

특히 '공복'의 필독서로 불리는 '목민심서'는 지금도 공직자들이 품고 따라야 할 추상같은 원칙을 제시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산이 이미 200년 전에 후손들의 문제점을 미리 내다본 듯한 '혜안'을 담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산과의 '가상의 대화'를 통해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점을 살피고 대안을 제시한다.

사회 갈등과 이념·계층 간 대립,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 부채, 100세 시대의 도래로 인한 여러 문제점 등을 다산의 시각에서 풀어본다.

정원동은 서문에서 "공직을 희망하거나 새로운 위민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작은 가로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행정관, 국회의원 보좌관, 기재부 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거쳐 한국거래소(KRX), 금융투자협회 등지에서 임원을 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