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개 투표소 설치·치안 병력 10만명 동원…양강 후보 '승리 장담'
아프간, 탈레반 테러 위협 속 막바지 대선 준비 총력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등의 테러 위협 속에서 막바지 대통령 선거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톨로뉴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선관위와 군경 당국은 28일 대선을 앞두고 투표소 시설 점검, 선거 용품 배분, 치안 강화 등의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이 아프간 국토의 절반가량을 장악한 가운데 정부는 전국 주요 도시 등에 5천373곳의 투표센터(투표소는 2만9천586곳)를 설치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7천300여개의 투표센터가 설치돼야 하지만 정부가 장악하지 못한 지역이 많아 수가 줄었다.

그나마 이 중 431곳에서는 테러 등 치안 우려로 인해 투표를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코샬 사다트 아프간 내무부 부장관은 "치안 문제가 우려되는 곳 또는 유권자 수가 적거나 도로 등 교통이 막힌 곳에서는 투표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정부는 유권자의 안전을 위해 치안 병력 7만2천명을 각 투표소에 배치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2만∼3만명의 병력을 더 투입할 계획이라 이번 선거에 동원되는 치안 병력은 1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다트 부장관은 "아프간군 병력이 투표소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각 지역 사정에 따라 2시간 더 연장될 수 있다.

이번 대선 투표에 등록한 유권자 수는 970만명가량으로 남녀 비율은 65대 35대 수준이다.

아프간 대선은 애초 지난 4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투표 시스템 구축 문제 등으로 여러 차례 일정이 늦춰졌다.

최근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이 사실상 무산돼 향후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이번 선거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아프간, 탈레반 테러 위협 속 막바지 대선 준비 총력
대선 후보로 등록한 이는 18명이지만 이미 3명이 사퇴했고, 실제 유세를 벌이는 후보도 6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대선은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의 양강 대결로 압축된 모양새다.

가니 대통령은 아프간 최대 부족인 파슈툰족 출신으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다른 민족 등과 광범위한 연합 전선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가니는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한때 정적이자 현재 내무부 장관을 맡은 암룰라 살레를 골랐다.

살레 장관은 아프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타지크족의 지지를 얻고 있다.

가니는 최근 유세에서 "모든 아프간인은 평화를 원한다"며 "나는 이 나라에 평화를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간, 탈레반 테러 위협 속 막바지 대선 준비 총력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은 2014년 대선 때 가니 대통령과 결선 투표까지 벌인 인물이다.

가니와 압둘라는 2014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2위와 1위를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를 가리기 위해 치러진 결선 투표에서는 가니가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압둘라는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두 사람은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 자리를 나눠 가진 채 정부를 이끌어왔다.

미스바훌라 압둘 바키 살람대 총장은 EFE통신에 "이번 선거에서도 누가 당선되든 낮은 투표율로 인한 정통성 문제와 함께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열린 총선도 부정선거 의혹과 함께 각종 폭력과 테러로 얼룩졌다.

압둘라도 최근 유세에서 "이번 선거의 승리를 확신한다"며 "가니 측의 부정선거 자행만 우려될 뿐"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1월 23일께 결선 투표가 마련된다.

현지 사정상 1차 투표 결과는 10월 하순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와중에 아프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겨온 탈레반은 선거 보이콧을 강요하며 '테러 공세'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탈레반은 지난 17일 북부 파르완주 대선 유세장과 수도 카불 등 두 곳에서 잇따라 자폭 테러를 감행, 하루 동안에만 48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특히 파르완주 유세장에는 가니 대통령도 있었다.

탈레반은 이어 지난 19일에는 남부 자불주 정보기관 건물을 겨냥한 대형 자폭 테러를 일으켰다.

이 테러로 39명 이상이 숨졌고 140여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