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플러스코프 김인지 대표
"은퇴자들은 봉사로 고립감 해소하고 아이들은 외국어 실력 늘고"
"선진국 은퇴 노인들이 자원봉사 교사로 참여해 인터넷을 통해 아프리카 청소년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멘토링도 해주고 있습니다.

은퇴자들은 보람 있는 봉사를 통해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하고 아이들은 외국어 실력이 늘고 세계관도 넓어지니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
한·아프리카재단의 국민외교사절단의 일원으로 앙골라·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김인지(39) 플러스코프 대표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쪽이 일방적으로 베푸는 방식이 아니라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 돕는 따듯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회사를 소개했다.

학창 시절부터 국제 비정부기구(NGO)·대학·종교단체를 통해 에티오피아, 케냐, 이집트, 탄자니아, 모리셔스, 브룬디,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던 김 대표는 개도국 청소년을 돕기 위해 2018년 10월 사회적기업인 플러스코프를 설립했다.

플러스코프는 교육 서비스 플랫폼 'Gible'(give+enable 합성어)을 운영하고 있다.

선진국 은퇴 노인이 아프리카 청소년에게 외국어를 가르치는 온라인 공간이다.

예컨대 캐나다에서 정규학교 영어 교사로 은퇴한 시니어가 아프리카 청소년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한편으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도 한다.

현재 에티오피아와 탄자니아의 초등학교 두 곳에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11월에는 케냐에서도 선보인다.

김 대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참여 교사들도 평가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며 "내년부터는 더 많은 교사 출신 은퇴자들을 섭외해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기부자들이 누구를 후원하는지, 그리고 그 대상의 학업 성취도와 성장 과정을 주기적으로 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든 게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영어 교육을 매개로 캐나다와 아프리카를 이었지만 앞으로 언어를 늘여 유럽과 아프리카도 연결하고 한국어 수요가 높은 동남아 아이들을 돕는데 한국의 은퇴자가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상근 직원이 적은 사회적기업인 만큼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로 도움을 얻는 일도 있다.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사정을 고려해 운용 시스템을 만들거나 그림이나 만화를 활용한 학습 모듈을 개발할 때, 그리고 현지 학교의 정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 외부 전문가들이 도움을 준다.

그는 적성에 더 맞아 플러스코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국내 대기업에 다니다가 미국 유학길에 올라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직장에 복직했다가 3년 만에 그만뒀다.

그는 "학업 틈틈이 개도국 교육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의 지속가능한 교육 환경 구축과 노인 소외 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며 "회사 일도 즐거웠지만 남을 돕는 일이 더 적성에 맞았기 때문"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김 대표는 "앙골라에서는 어디를 가도 어른은 별로 없고 아이들과 청년들만 보였는데 내전의 영향으로 인구의 60%가 18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알고 안타까웠다"며 "어른들로부터 전해질 삶의 교훈 등 좋은 문화가 단절된 상황인데 이 간극을 메우는데 플러스코프가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사절단 활동에 대해 "아프리카인들은 노예 약탈과 식민 수탈 그리고 인종차별 등 아픔을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화합의 미래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어 감명 깊었다"며 "국제협력 분야에 뛰어들어보니 결국 사람이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