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또 '백색테러'…시위 장기화에 1만원 호텔 숙박권도 등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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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반중 성향 기자 테러 당해…폭행 과정 스마트폰 촬영도
시위 사태로 홍콩국제공항 이용객 크게 줄고 식당 도산도 잇따라
"경찰, 시위대 살해 후 바다에 버려" 소문도…경찰 "유언비어 불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6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홍콩 야당 의원과 반중국 성향 신문 기자에 대한 '백색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야당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은 전날 오전 10시께 틴수이오이 지역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에 타려다가 괴한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괴한 3명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퀑 의원을 마구 폭행했고, 나머지 1명은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퀑 의원은 시위대와 경찰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
퀑 의원은 "홍콩 시민과 학생들을 보호하려고 한 행동 때문에 폭행을 면할 수 없다면 이는 국제적인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누구도 증오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상 폭행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들이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현장을 재빨리 피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 가해자 중 1명이 현장을 촬영했다는 것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저녁 8시 무렵에는 시위 현장을 취재해 온 빈과일보 소속 여기자가 언니와 함께 사우마우핑 지역의 한 식당에 들어가려다가 정체불명의 남성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검은 옷을 입고 헬멧과 마스크를 쓴 남성들은 "뚱보 라이에게 빚을 갚으라고 해라"라고 외치면서 여기자와 그 언니를 마구 폭행했다.
자매는 뒷머리와 눈, 귀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뚱보 라이는 반중국 성향이 뚜렷한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壹週刊)을 소유한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를 일컫는 말이다.
지미 라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빈과일보 기자 20여 명은 친중파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신상명세가 최근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야당과 신문기자협회는 백색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홍콩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부터 시위 지도부에 대한 백색테러가 잇따라 홍콩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사틴 지역의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해 크게 다쳤다.
이들 남성은 룽캄싱의 머리에 흰색 가루를 뿌리기도 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복면을 하고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든 괴한 2명의 공격을 받았다.
이달 2일에는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체불명의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지난 4일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성이 지미 라이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 제임스 토 의원은 "저명한 야당의원 등을 폭행하는 것은 홍콩에 더는 법치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홍콩 시위대는 전날 췬완 지역 해변에서 발견된 익사자 시신에 의문점이 많다며 경찰이 시위 참여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후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위대는 시신의 출혈이 심한 점, 사망한 남성이 두 주먹을 꽉 쥐고 팔을 90도 가량 구부리고 있는 점, 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점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콩 경찰은 사망한 남성이 전화 사기, 돈세탁 등으로 지명수배 중이던 28세 궈 모 씨라며 그의 가족과 여자친구가 유서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콩대 병리학 교수 마쉬안리는 "시신의 출혈이나 팔이 90도 가량 구부러지는 것 등은 익사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이 지난달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명을 죽게 한 후 이를 은폐했다",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시위대를 폭행해 살해한 후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등 근거가 불분명한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이공대학 중젠화 교수는 "경찰이 아무리 해명해도 시민들이 이를 믿지 않는 것은 경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시위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경찰의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위안랑 지역 시위 후에는 경찰 20여 명이 뒷골목에서 시위 참여자를 마구 폭행하는 장면을 찍었다는 동영상이 유포됐으나, 경찰은 이 동영상이 조작됐다며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시위 장기화로 홍콩 호텔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룻밤 숙박료가 1만원대에 불과한 호텔도 등장했다.
칭이 지역의 3성급 호텔인 '윈랜드 800'은 하룻밤 숙박료를 71홍콩달러(약 1만900원)로 낮추고, 한 달 숙박료는 5천980홍콩달러(약 91만원)를 제시했다.
임대료로 따지면 이는 코즈베이웨이 지역 정부 보조 주택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위 장기화로 지난달 홍콩 방문 관광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40% 급감하면서 지난해 8월 90% 수준이었던 호텔 객실 점유율은 올해 8월 60%까지 떨어졌다.
일부 5성급 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10%대까지 폭락했다.
호텔업계는 홍콩 정부에 남아도는 객실을 주거용으로 임대하거나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호텔업계 대출에 대한 이자 감면과 지원 펀드 조성 등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홍콩공항공사는 시위 장기화로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올해 홍콩국제공항 이용객이 지난해 7천460만 명보다 3%, 224만 명 줄어든 7천236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홍콩국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급감했다.
홍콩 항공사들은 시위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정부에 공항 이용료 감면을 요청했다.
홍콩요식업협회는 시위 영향 등으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200여 개 식당이 도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시위 사태로 홍콩국제공항 이용객 크게 줄고 식당 도산도 잇따라
"경찰, 시위대 살해 후 바다에 버려" 소문도…경찰 "유언비어 불과"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6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홍콩 야당 의원과 반중국 성향 신문 기자에 대한 '백색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야당 민주당 소속 로이 퀑 의원은 전날 오전 10시께 틴수이오이 지역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에 타려다가 괴한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괴한 3명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면서 퀑 의원을 마구 폭행했고, 나머지 1명은 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퀑 의원은 시위대와 경찰의 중재자 역할을 하려고 애썼다.
퀑 의원은 "홍콩 시민과 학생들을 보호하려고 한 행동 때문에 폭행을 면할 수 없다면 이는 국제적인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누구도 증오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상 폭행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들이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현장을 재빨리 피하는 것과 달리 이번 사건 가해자 중 1명이 현장을 촬영했다는 것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저녁 8시 무렵에는 시위 현장을 취재해 온 빈과일보 소속 여기자가 언니와 함께 사우마우핑 지역의 한 식당에 들어가려다가 정체불명의 남성 4명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검은 옷을 입고 헬멧과 마스크를 쓴 남성들은 "뚱보 라이에게 빚을 갚으라고 해라"라고 외치면서 여기자와 그 언니를 마구 폭행했다.
자매는 뒷머리와 눈, 귀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뚱보 라이는 반중국 성향이 뚜렷한 일간지 빈과일보와 주간지 '넥스트 매거진'(壹週刊)을 소유한 지미 라이(라이치잉·黎智英)를 일컫는 말이다.
지미 라이는 송환법 반대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빈과일보 기자 20여 명은 친중파로 추정되는 세력에 의해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 신상명세가 최근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야당과 신문기자협회는 백색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내고 홍콩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부터 시위 지도부에 대한 백색테러가 잇따라 홍콩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사틴 지역의 시위를 주도했던 활동가 룽캄싱이 정체불명의 남성들에게 각목으로 구타당해 크게 다쳤다.
이들 남성은 룽캄싱의 머리에 흰색 가루를 뿌리기도 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 온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복면을 하고 야구 방망이와 흉기를 든 괴한 2명의 공격을 받았다.
이달 2일에는 야당인 데모시스토당의 이삭 청 부주석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체불명의 남성 3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지난 4일에는 모자와 마스크를 쓴 두 명의 남성이 지미 라이의 자택 정문에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민주당 제임스 토 의원은 "저명한 야당의원 등을 폭행하는 것은 홍콩에 더는 법치주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홍콩 시위대는 전날 췬완 지역 해변에서 발견된 익사자 시신에 의문점이 많다며 경찰이 시위 참여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후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시위대는 시신의 출혈이 심한 점, 사망한 남성이 두 주먹을 꽉 쥐고 팔을 90도 가량 구부리고 있는 점, 송환법 반대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점 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콩 경찰은 사망한 남성이 전화 사기, 돈세탁 등으로 지명수배 중이던 28세 궈 모 씨라며 그의 가족과 여자친구가 유서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홍콩대 병리학 교수 마쉬안리는 "시신의 출혈이나 팔이 90도 가량 구부러지는 것 등은 익사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이 지난달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명을 죽게 한 후 이를 은폐했다",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한 후 살해했다", "시위대를 폭행해 살해한 후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등 근거가 불분명한 소문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이공대학 중젠화 교수는 "경찰이 아무리 해명해도 시민들이 이를 믿지 않는 것은 경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며 "시위 사태가 진정된 후에도 경찰의 신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위안랑 지역 시위 후에는 경찰 20여 명이 뒷골목에서 시위 참여자를 마구 폭행하는 장면을 찍었다는 동영상이 유포됐으나, 경찰은 이 동영상이 조작됐다며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한편 시위 장기화로 홍콩 호텔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룻밤 숙박료가 1만원대에 불과한 호텔도 등장했다.
칭이 지역의 3성급 호텔인 '윈랜드 800'은 하룻밤 숙박료를 71홍콩달러(약 1만900원)로 낮추고, 한 달 숙박료는 5천980홍콩달러(약 91만원)를 제시했다.
임대료로 따지면 이는 코즈베이웨이 지역 정부 보조 주택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위 장기화로 지난달 홍콩 방문 관광객 수가 작년 동기 대비 40% 급감하면서 지난해 8월 90% 수준이었던 호텔 객실 점유율은 올해 8월 60%까지 떨어졌다.
일부 5성급 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10%대까지 폭락했다.
호텔업계는 홍콩 정부에 남아도는 객실을 주거용으로 임대하거나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고, 호텔업계 대출에 대한 이자 감면과 지원 펀드 조성 등 각종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홍콩공항공사는 시위 장기화로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올해 홍콩국제공항 이용객이 지난해 7천460만 명보다 3%, 224만 명 줄어든 7천236만 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홍콩국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4% 급감했다.
홍콩 항공사들은 시위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을 호소하면서 정부에 공항 이용료 감면을 요청했다.
홍콩요식업협회는 시위 영향 등으로 7월과 8월 두 달 동안 200여 개 식당이 도산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