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사의 인종차별 발언 소문에 반정부 시위 재발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의 반정부 시위 현장 무력 충돌과 화재에 따른 사망자가 30명으로 늘었다.

24일 CNN 인도네시아와 외신에 따르면 전날 파푸아의 2개 도시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로 최소 30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

'원숭이 발언' 파푸아 소요사태 사망자 30명으로 증가(종합)
전날 오전 파푸아의 와메나시에서는 수백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관공서와 상점, 주택,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고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숭이'라 불렀다는 소문이 SNS에서 퍼지면서 시위가 촉발됐다.

현지 경찰은 사실 여부를 조사했지만,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티토 카르나비안 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와메나에서 26명이 숨졌는데 4명은 본래 파푸아인이고, 나머지는 이주자들"이라며 "대부분 날카로운 흉기에 찔렸거나 집이나 상점에서 불에 타 숨졌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자 중에 오토바이 운전사도 있고 식당 종업원도 있다"며 "3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푸아 분리주의 단체들이 현재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기간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려고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며 "폭력은 보안군이 저지른 것이 아니라 폭도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와메나시에서는 약 700명의 시위대가 군·경에 체포됐다.

'원숭이 발언' 파푸아 소요사태 사망자 30명으로 증가(종합)
같은 날 파푸아 자야푸라시에서도 파푸아 독립을 요구하는 학생들과 보안군이 충돌해 군인 1명이 흉기에 찔려 숨지고 학생 3명이 고무탄에 맞아 숨졌다.

뉴기니섬의 서쪽 절반을 차지하는 파푸아는 50년 전인 1969년 주민투표로 인도네시아 영토에 편입됐으나, 분리주의 운동이 이어져 왔다.

파푸아 주민들은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인 지난달 17일 경찰이 '인니 국기 훼손' 혐의로 파푸아 출신 대학생 43명을 체포하면서 이들을 원숭이·돼지라고 부르는 동영상이 유포되자 인종차별이라며 폭발했다.

당시 파푸아 여러 도시에서 관공서가 불에 타는 등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군·경 수천 명을 보내 수 주에 걸쳐 소요사태를 가라앉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