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감금죄로 2심서 형량 가중

징역 3년6개월→4년6개월로 늘어…살인·사체유기 혐의는 별도 재판 중

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을 살해한 의혹을 받은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감금 등 혐의를 두고 열린 2심 재판에서 형이 가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김우정 부장판사)는 20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감금), 강요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도박사이트 운영자 김모(33)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1만4천여원의 추징은 유지했다.

김씨는 추가 기소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거침입과 점유이탈물횡령, 강요, 마약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했고, 양형이 부당하다는 주장도 한다"며 "하지만 주거침입과 점유이탈물횡령의 제반 사정이 인정되고, 강요 부분 또한 피고인이 다른 이들과 함께 피해자를 협박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검찰에서 자백한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라며 "수사기관이 자백의 신빙성에 의심이 가게 할만한 불법 행위를 했다고 보기도 어려워 피고인의 자백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혐의를 자백하고 일부는 인정한다"면서도 "일부는 부인하고 있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다른 이를 폭행한 데 더해 추가 범행을 하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자신의 재산권을 침해했기 때문에 범행했다고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다"며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폭력조직원이었다가 태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김씨는 2015년 11월 21일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자신이 고용한 프로그래머 A(26)씨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아왔다.

사건 직후 현지 경찰에 붙잡힌 공범 2명과 달리 베트남으로 달아났던 김씨는 2년 가까이 수사망을 피해오다 지난해 7월 국내 한 방송국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사건이 널리 알려진 이후 행적이 드러나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현지 수사당국과의 공조 끝에 김씨를 올해 4월 국내로 송환했다.

그러나 확보된 증거 자료가 부족해 검찰은 살인 혐의를 제외하고 다른 혐의만을 적용해 우선 재판에 넘겼고, 이후 김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