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95세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주자의 나이 제한을 언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그가 운영하는 카터 센터의 연례보고 대회에서 80살에 대통령직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헌법상 여전히 대권 재도전이 가능한 만큼 오는 2020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검토해봤느냐는 청중의 짓궂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에 웃음을 지으며 "나이 제한이 있기를 바란다"면서 "내가 딱 80살, 지금보다 15살이 적다면 대통령으로서 경험했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1981년 재선에 실패해 56세의 나이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지만 올초에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장수의 기록을 세웠고 오는 10월1일에는 만 95세를 맞이한다.

이 같은 답변은 고령의 민주당 대선 주자들인 조 바이든과 버니 샌더스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은 아니었다.

바이든과 샌더스는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임기 도중에 80세를 넘기게 된다.

또한 로널드 레이건이 세운 최고령(77) 현직 대통령의 기록도 깰 수 있다.

한편 올해 73세인 도널드 트럼프 현대통령은 역대의 초선 대통령으로서는 최고령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이긴다면 최고령의 재선 대통령의 기록도 함께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나이는 바이든이나 샌더스 뿐만 아니라 트럼프에게도 다소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대통령의 직무 가운데 외교 문제를 각별히 언급하면서 대통령이라면 "매우 신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올해로 41주년을 맞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언급하며 이스라엘과 이집트 양국 정상 사이에서 "내가 했던 것처럼, 한 주제에서 다른 주제로 옮겨가고 각 주제에 적절히 집중하며 이를 포괄적으로 한 데 묶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외교 분야에서 내가 직면한 상황들을 80세에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95세라면 불가능하다.

나는 지금 걷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