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첫 발생…삼겹살 다시 '金겹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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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백신·치료제 없는 '돼지 흑사병'
전문가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 비춰 연말께 돼지고기 가격 상승 불가피"
전문가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 비춰 연말께 돼지고기 가격 상승 불가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향후 확산 추이에 달려있지만 해외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 말께부터 돈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중국, 베트남 등 외국에서 확산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양성 확진된 양돈농장에서는 2450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고, 신고 농장 3㎞ 이내에 다른 양돈 농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는 오늘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돼지 사육규모(1133만두)에 비춰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농장의 규모가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한 달간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시아를 강타해 전세계적으로 돈육값이 들썩이고 있는 만큼 올해 말께부터 돈가와 이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 확산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지난해부터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해외 시세가 강세를 보인 만큼 올해 말께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파주농장 발병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2020년 돈가 강세 전환 가능성의 신호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수입육이 들어온 이후 실제로 유통되기까지 약 6~9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말부터는 국내 유통가격에 상승한 수입육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공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가격은 100g(중품 기준)당 2013원이다. 1년 전(2206원)보다 8.7% 떨어졌다. 평년(213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수입 냉동 삼겹살 평균가격도 1035원으로 1년 전(1042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돼지고기 시세가 낮게 형성된 데 대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국제 가격 상승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국내 사육량이 수입량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중국 돼지고기 생산 감소와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국내 영향은 연말 또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요 돈육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진원지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올해 8월 중국의 돼지 수는 전년 동월보다 39% 급감했다. 전염에 따른 폐사뿐만 아니라 확산 방지를 위한 대규모 살처분 때문으로 발병 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것이다.
그 결과, 올 들어 중국의 돈육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7월 누적으로 중국의 돈육 수입이 36% 급증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 돈육 물량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간 국내에 들어온 수입육 물량이 5.3% 감소한 데 비춰 향후 국산 돈육으로 대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적으로 확산되고,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면 돈가 강세 가능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국제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당초 사이클상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2020년 5월을 정점으로 예상했으나 중국의 훼손된 자체 공급능력을 감안한다면 상승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시아 국가들은 돼지고기의 주요 소비국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연간 돈육 소비량은 유럽연합(35.5㎏), 중국(30.4㎏), 한국(30.1㎏), 베트남(29.7㎏) 순이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중국, 베트남 등 외국에서 확산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양성 확진된 양돈농장에서는 2450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고, 신고 농장 3㎞ 이내에 다른 양돈 농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는 오늘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돼지 사육규모(1133만두)에 비춰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농장의 규모가 전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한 달간의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시아를 강타해 전세계적으로 돈육값이 들썩이고 있는 만큼 올해 말께부터 돈가와 이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내에서 확산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지난해부터 중국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해외 시세가 강세를 보인 만큼 올해 말께부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파주농장 발병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2020년 돈가 강세 전환 가능성의 신호는 이미 확인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 수입육이 들어온 이후 실제로 유통되기까지 약 6~9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올해 말부터는 국내 유통가격에 상승한 수입육가격이 반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형성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공시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가격은 100g(중품 기준)당 2013원이다. 1년 전(2206원)보다 8.7% 떨어졌다. 평년(213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수입 냉동 삼겹살 평균가격도 1035원으로 1년 전(1042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돼지고기 시세가 낮게 형성된 데 대해 "돼지고기 수입량은 국제 가격 상승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국내 사육량이 수입량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중국 돼지고기 생산 감소와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국내 영향은 연말 또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요 돈육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8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진원지로 큰 피해를 입었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여파로 올해 8월 중국의 돼지 수는 전년 동월보다 39% 급감했다. 전염에 따른 폐사뿐만 아니라 확산 방지를 위한 대규모 살처분 때문으로 발병 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것이다.
그 결과, 올 들어 중국의 돈육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7월 누적으로 중국의 돈육 수입이 36% 급증한 만큼 해외 시장에서 돈육 물량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주목하고 있다. 해당 기간 국내에 들어온 수입육 물량이 5.3% 감소한 데 비춰 향후 국산 돈육으로 대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가격도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가적으로 확산되고,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면 돈가 강세 가능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국제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당초 사이클상으로 돼지고기 가격은 2020년 5월을 정점으로 예상했으나 중국의 훼손된 자체 공급능력을 감안한다면 상승세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아시아 국가들은 돼지고기의 주요 소비국으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연간 돈육 소비량은 유럽연합(35.5㎏), 중국(30.4㎏), 한국(30.1㎏), 베트남(29.7㎏) 순이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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