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박세진 최고재무책임자(CFO·수석부사장)는 지난달 말 서울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에서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박 CFO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한 해 연구비로 200억원, 개발비로 100억원을 쓰는 등 연구개발(R&D)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 연구 인력만 35명을 보유한 바이오벤처는 드물 것”이라며 “좋은 연구인력을 가지고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이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의 경영 철학”이라고 소개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선 1년에 20회 이상의 해외 학회·콘퍼런스 출장을 다니면서 200회 이상의 미팅을 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비용만 연 4억원이다. 활발한 기술이전을 위해서다. 박 CFO는 “R&D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에 좋은 물질을 잘 팔 수 있는 역량도 중요하다”며 “영국 첩보원 007이 살인면허를 가진 것처럼 이들에게 여행면허를 줬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BBT-877은 2017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브릿지바이오에 이전한 물질이다. 박 CFO는 “올해 기술이전만으로도 흑자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기술이전으로 얻은 수익을 다시 R&D에 투자해 향후 항체약물복합체(ADC)를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익/구민기 기자 dirn@hankyung.com